與 2차 토론 난타전…나경원 “韓, 법무장관 성과없어” 윤상현 “韓, 박근혜에 30년 구형”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은 11일(이하 한국시간) MBN이 주최한 2차 TV 토론회에서 감정 섞인 말싸움을 주고 받으며 난타전을 벌였다.
특히 원희룡 대표 후보는 시작부터 한동훈 후보를 상대로 그간 제기된 의혹을 앞세워 거세게 몰아붙였고, 나경원·윤상현 후보도 한 후보를 주요 타깃으로 삼아 파상 공세를 폈다.
한 후보도 물러서지 않고 반격하며 시종일관 후보들 간 팽팽한 기싸움이 이어졌다.
◇ ‘사천·여론조성팀·김경률’ 의혹 총공세…韓 “원희룡 뇌피셜, 김의겸보다 못해”
원 후보는 토론 초반부 자기소개 순서부터 한 후보를 향해 공세의 포문을 열었다.
원 후보는 “여론조성팀 의혹, 사천 의혹, 김경률 금감원장 추천 의혹 등 3대 의혹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서 원 후보를 지목, “본인 입으로 저의 제일 가까운 가족, 처(아내)가 공천에 개입했다고 했는데 근거를 말해보라”며 “(윤 대통령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한) 김의겸 씨는 녹음이라도 틀었는데 원 후보가 김의겸 전 의원보다 더 못한 것 같다. 던져놓고 넘어가는 방식의 구태 정치는 그만둬야 한다”고 따졌다.
이에 원 후보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에서 도저히 한 전 위원장 가족을 포함한 측근들의 관여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공천이 자행됐다. CBS에 같은 내용이 5월에 보도됐고 다른 근거도 갖고 있다”면서 “이모 서기관, 강모 변호사, 몇몇 현재 비례의원들을 포함해 비례명단이 중단에 바뀌기도 했는데 그 기준과 절차에 대해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 객관적 당무 감찰을 통해 다 밝히겠다. 3일이면 한다”고 했다.
그는 “선거 후 많은 사람을 접촉하며 사실을 확인했는데 장동혁 사무총장과 또다른 심사위원 3명 등 극소수가 사무처 직원들의 실무적인 보조도 배제하면서 (명단을 바꿨다.) 마지막 순간에 거론되지 않던 사람들이 대거 들어오게 되고 어떤 사람들은 빠져나갔다”며 “인간관계를 추적해보니 공통점이 있다. 한 후보의 검찰 최측근인 그 인물과 CBS에 보도됐던 한 후보 가족을 포함한 주변 인간관계 외에는 설명되지 않는다”고 했다.
나 후보도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한 후보가) 정정보도 청구를 좋아하는데 왜 안했나”라고 거들었다.
한 후보는 원 후보에게 “선거 앞두고 그냥 오물 뿌리는 것 아닌가. 뭐가 있는 줄 알았는데 뇌피셜(근거 없는 생각)이지 않나”라며 “말씀하신 두 분과 제 처가 아는 사이이고 일면식이라도 있다면 제가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강수를 뒀다.
한 후보는 “원 후보 말은 ‘카더라’인데 저는 괜찮으니 연기 피우거나 냄새 피우지 말고 다 까라”고도 했고, 원 후보도 “측근들이 구체적으로 관여한, 공심위 바깥 인물에 대해 밝힐 수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어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김경률 비대위원을 왜 금감원장으로 추천했나. 거짓말이 드러나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 따졌다.
한 후보는 “추천한 사실 없다. 허위 사실을 유포하지 말아달라”며 “(사실이면) 사퇴하겠다”고 받아쳤다.
원 후보는 “여론조성팀 관련 보도가 났는데, 여론조성 작업은 불법이다. (해명이) 거짓말로 나오면 어떻게 책임지겠나”라고도 추궁했고, 윤 후보도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이 이야기한 법무부 장관 시절 사설 댓글팀이 없었나”라고 물었다.
한 후보는 “저와 무관하고, 제가 알지 못한다. (그런 작업을) 요청한 적 없다”고 답했다.
◇ ‘韓 박근혜 수사·보수 정체성’ 공세…’대통령 탄핵’ 설전도
원 후보는 한 후보에게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겨냥한 국정농단 사건 수사를 거론, “그 시절을 화양연화라 부르면서 법정최고형을 구형하고 보수 인사들을 1천명 넘게 잡아들였던 당사자가 우리 당을 접수하려는 것에 매우 큰 걱정을 한다”며 “운동권에서 전향한 좌파들, 문재인 정부 잔당들과 큰 그림을 그리나”라고 물었다.
윤 후보도 “한 후보가 박 전 대통령께 검사로서 20년, 30년을 구형했다. 그런데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안 했다”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한 후보를 겨냥해 “주변에 좌파 출신 분들이 많으시니까, 우파에서는 본인도 모른 채 한 후보가 ‘트로이 목마’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한다”고 했다.
한 후보는 박 전 대통령 수사와 구형에 대해 “대단히 가슴 아픈 사안”이라면서도 “지지자들은 이미 탄핵의 강을 건넜는데 선거를 앞두고 자꾸 다시 탄핵의 강으로 (간다)”고 맞받았다.
자신의 ‘화양연화’ 발언에 대해서도 “민주당과 최일선에서 싸우는 과정에서 했던 말을 갖고 왜곡해서 말한다”고 응수했다.
한 후보는 또 문 전 대통령 수사에 대해선 “문재인 정권 후반기 좌천을 네 번, 압수수색 두 번 당하고 구속 위기까지 갔다”고 맞섰다.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설전도 오갔다.
한 후보는 나 후보가 자신이 ‘탄핵 밑밥을 깔고 있다’고 비판한 데 대해 “오히려 나 의원님이 탄핵 노래를 부르고 다녀서 이 프레임에 들어가고 있다”고 쏘아붙였고, 나 후보는 “한 후보의 인식이 나이브하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한 후보의 법무부 장관 시절을 언급, “정말 성과가 없었다. 왜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구속 안됐나. 영장이 왜 기각됐냐”며 “당시 국회에서 체포동의요청서를 헌정 사상 처음으로 법무부 장관이 장황하게 읽었다. 우파들은 시원했지만 피의사실 공표가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 후보는 “영장은 사법부 판단”이라며 “같은 당인데 ‘장황하다’고 말하니 당황스럽다”고 반박했다.
나 후보는 ‘김건희 여사 문자’ 논란에 대해 “당무개입, 국정농단을 말했는데 이런 단어는 우리한테 금기어인데 민주당에 빌미 제공하는 게 아닌가”라며 “이관섭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퇴하라고 했다는 말도 언론에 이야기한 것 보고 깜짝 놀랐다. 윤 대통령에게 협박성 발언을 한 것 아닌가”라고 한 후보를 몰아세웠다.
이밖에 윤 후보는 한 후보에게 “총선 백서 출간에 대해 얘기할 수 없나”라고 했고, 이에 한 후보는 “총선 백서는 제게 상처주기 위한 목적을 노골화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