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먹사니즘’으로 민생이슈 선점…종부세·금투세도 ‘중도공략’

金, 비명계 규합 노리며 다양성 강조…文 “경쟁 있어야 역동성 살려”

후보 등록을 마친 더불어민주당의 당 대표 선거가 11일(이하 한국시간)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각 주자의 이슈 경쟁이 초반부터 뚜렷하게 갈리는 양상이다.

대표직 연임에 도전하는 이재명 후보가 민생·실용 노선을 전면에 내세운 반면, 김두관 후보는 ‘일극 체제 타파’를 기치로 내걸었다.

권리당원의 지지 속에 경선에서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이 후보는 전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먹사니즘’을 키워드로 내걸었다.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경제가 곧 민생이다”라며 대표에 당선되면 경제성장과 민생 회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비쳤다.

이 같은 전략은 이 후보가 당 대표를 넘어 대권을 바라보는 만큼 차기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각인시켜야 한다는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대표 경선과 같은 당내 권력 다툼에 매몰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수권 능력을 보이고 ‘비전 경쟁’으로 평가받겠다는 것이다.

전날 회견에서 민주당의 상징적 정책인 종합부동산세를 개편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하고, 금융투자세 유예 여지를 열어둔 것 역시 당 바깥의 중도층까지 겨냥한 ‘실용 노선’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이 후보는 향후 대표 선거 레이스에서도 대통령 탄핵, 사법 리스크 등 민감한 정치적 현안보다는 철저하게 민생 이슈에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당 소속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소통하는 자리를 갖고 출마선언문에 담긴 비전을 설명하는 등 경선 준비에 매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할 현역 의원의 지원 없이 이 후보의 대항마가 된 김 후보는 ‘이재명 1인 체제’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민주당의 다양성 회복을 주장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1인 정당’, ‘제왕적 대표’는 민주당의 모습이 아니다”라며 “다양성, 역동성, 연대와 연합으로 승리하는 민주당의 길이 당심”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김 후보는 이날은 양산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재명 대세론’에 최고위원 후보까지 친명(친이재명) 일색인 상황에서 일극 체제를 우려하는 숨은 당심을 규합하기 위해 친노(친노무현)·친문(친문재인) 등 비명(비이재명) 세력을 등에 업으려는 행보다.

문 전 대통령은 양산 사저에서 김 후보를 만나 “경쟁이 있어야 당의 역동성을 살리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며 “이 후보와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의미 있는 성과를 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 후보 캠프는 전했다.

일각에서는 김 후보의 ‘언더독’ 전략이 적잖은 바람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김 후보가) 한 표라도 더 얻으려고 (이 후보에 대해) 더 세게 얘기할 것”이라며 “30% 가까이 나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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