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문자 파동, 김건희와 한동훈의 싸움”
“영부인이 당대표와 국정 논해···국정농단 서막”
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핵이 된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의 ‘문자 읽씹 논란’을 ‘국정 농단’으로 규정하며 파동에 기름을 부었다. 문자 논란이 민주당에게는 한 후보와 여당 당권 주자들은 물론 김 여사까지 한 번에 겨냥할 카드가 된 셈이다.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의 싸움이 아니라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의 싸움”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콩가루 집안에 진짜 진흙탕 싸움”이라며 “국민의힘의 분화가 시작되고 있다.
이제 ‘분열’로 진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언론을 통해 지난 1월 김 여사가 한동훈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는 문자에 한 후보가 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문자 파동’이 불거졌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당권주자 간의 공방이 벌어지자 민주당은 일제히 여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박찬대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을 향해 “민생 파탄, 국정 실패, 총선 참패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해도 모자랄 판국에 친윤·비윤이라는 한가한 세력 다툼으로 줄 세우기를 시작하더니 결국 영부인 이름까지 등장하며 ‘문자 읽씹’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를 비롯한 여당 당 대표 후보들을 향해서도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은 한 비대위원장이 배신자라고, 아마추어라고 이야기했다”며 “(한 후보가) 배신자이고 아마추어인 것을 이제 알았나”라고 물었다.
이어 “그런데 나경원, 원희룡 등등 후보자들은 꼭두각시에 불과한 것 아닌가”라며 “대한민국 여당 당대표 후보들이 대통령을 떠나서 대통령 부인의 꼭두각시가 되어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국정 농단’을 거론하며 김 여사에 대한 공세도 강화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영부인이 사사로이 여당 대표와 국정을 논하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며 “국정 농단의 서막을 보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자 공개가 김 여사 측에서 이뤄진 것이라면 이것은 여당 전당대회에 개입 의도를 갖고 한 것으로 명백한 당무 개입”이라고 지적했다. 박지원 의원도 “김 여사가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한테도 문자를 많이 보냈지만 장관들한테도 많이 보냈다는 설이 나온다”며 “밝혀지면 국정 농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김 여사를 향해 “지금이라도 국민께 사과하라”고 직격했다.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실체 없는 논란으로 여당 전대를 막장극으로 몰아넣은 김건희 여사와 한동훈 후보도 국민을 희롱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며 “김 여사는 국민께 사과를 하고 싶었다면 한 전 비대위원장의 동의를 구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사과하시라”고 말했다. 한 후보를 향해서는 “검사 시절 김 여사와 주고받았다던 수백 건의 카톡과 문자 메시지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