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선서 트럼프 정치적으로 추방”…사퇴론 정면돌파 나서

조 바이든 대통령 [로이터]

경합주 위스콘신서 유세·언론 인터뷰… “선거 계속 뛸 것” 강조

‘노 타이’ 연설에 주먹 인사로 고령논란 불식 모색…지지자들도 호응
당 안팎 후보직 사퇴 요구 이어져 중대 분수령…여론 반전 여부 주목

미국 대선 후보 TV토론 이후 최대의 정치적 위기에 직면한 조 바이든 대통령이 5일 경합주 유세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당 안팎의 대선 후보직 사퇴 요구에 대한 정면 돌파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듭된 완주 의지 표명에도 공개적인 사퇴 압박이 당내에서 지속해서 나오는 가운데 이번 주말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여부를 결정지을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 행보를 통해 고령 우려와 맞물린 대선 패배 위기감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후보직 사퇴 요구가 더 거세지면서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선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진행한 유세에서 자신에 대한 사퇴 요구를 불러온 TV토론에 대해 “내 최고의 퍼포먼스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나는 90분의 토론이 3년 반의 성과를 지워버리도록 두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어떻게 할지에 대한 추측이 있다는 점을 직접 언급한 뒤 “내 대답은 대선에 출마하고 다시 이기리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당내 경선이었던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수백만표를 받아 대선 후보로 사실상 낙점된 것을 거론하면서 “일부 인사들은 여러분이 (경선에서) 투표한 것을 신경 쓰지 않고 나를 선거에서 밀어내려고 한다”고 비판한 뒤 “나는 선거를 계속 뛸 것이며 트럼프를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자신의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유죄를 받은 중범죄자”라고 몰아세우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민주주의, 투표권, 경제 공정성, 낙태, 총기 규제 등이 다 후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그러면서 “선거에서 함께 도널드 트럼프를 정치적으로 추방하자”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유세는 약 500명 정도 수용 가능한 한 중학교 강당에서 열렸다.

바이든 대통령과 참석자들 모두 평소보다 활기차고 에너지가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미국 언론은 평가했다.

‘노타이’ 차림의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전에 무대 주변에 있는 참석자들과 인사를 했으며 연설 뒤에도 지지자들과 ‘주먹 인사’를 하고 ‘셀카’를 찍는 등 평소보다 더 활발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공을 들였다.

지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 연설 중에 “레츠고 조”, “우리는 조를 사랑한다” 등을 외치며 바이든 대통령의 말에 크게 호응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무대에서 퇴장할 때는 톰 페티의 ‘나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노래를 틀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주에서 ABC 방송과 인터뷰도 진행한다.

이 인터뷰는 바이든 대통령이 TV토론에서 보인 노쇠한 모습을 불식시키기 위해 기획됐다.

ABC 방송은 인터뷰 전체를 별도 편집 없이 이날 밤 8시(미국 동부시간)에 공개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선캠프도 상황 역전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캠프는 이번 달 경합주에 낙태, 경제 공정성, 민주주의 등의 핵심 이슈에 대한 5천만달러 규모의 정치 광고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캠프는 또 8월까지 경합주에서 300만 가구 이상을 직접 방문하는 선거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 및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는 이번 달에 경합주 전체를 방문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위스콘신에 이어 7일엔 또다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를 찾는다.

그는 워싱턴DC에서 오는 9~11일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뒤에는 공화당 전당대회(15~18일)에 맞춰 네바다를 찾아 유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토 정상회의 때도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며 지지자 등과 사전 원고가 없는 ‘즉석 만남’도 한다는 방침이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이를 통해 참담한 TV토론 이후 증폭된 ‘고령 리스크’ 우려를 불식시키고 후보 교체론을 정면 돌파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연방 하원의원 3명이 이미 공개적으로 대선 불출마를 요구한 데 이어 당내에서도 직·간접적인 사퇴 요구 움직임이 계속 나오고 있다.

민주당 소속 모라 힐리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이날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회복 불능하다면서 “향후 며칠간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를 이길 수 있는 최고의 희망인지 평가해달라”고 촉구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또 마크 워너 상원의원(버지니아)도 바이든 대통령에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기 위해 상원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WP가 보도했다.

지금까지 민주당 상원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한 의원이 없었다는 점에서 상원으로까지 공개 사퇴 요구 움직임이 확산될지 주목된다.

당 외부의 사퇴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친(親)민주주의 정치활동 그룹인 ‘리더십 뉴 프로젝트’는 ‘월마트 상속녀’ 크리스티 월든을 비롯해 168명이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직 사퇴를 촉구할 것을 요구한 서한을 백악관에 전달했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이날 전했다.

다만 당 지도부와 원로 등을 비롯한 민주당 다수는 공개적인 사퇴 압박에는 동참하지 않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 여론을 진화할 수 있는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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