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버스터 강제종료 뒤 표결
與 거센 반발…개원식도 연기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을 강행 처리했다. 대통령실은 “헌법 유린을 개탄한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22대 국회 시작부터 최악의 대치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 등 야당은 4일 본회의에서 채상병특검법을 재석 190명 중 189명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 의원이 표결에 참석해 찬성표를 던졌으며 김재섭 의원은 반대를 눌렀다.
이날 국회는 하루 종일 대치 양상을 보였다. 특검법 표결에 앞서 진행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종결 동의에 대한 투표 직전 여야 간 극심한 충돌이 빚어졌다. 국회법에 따르면 토론 시작 24시간이 지난 뒤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찬성하면 강제 종료할 수 있다. 필리버스터가 시작된 지 2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우원식 국회의장이 토론을 진행하던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에게 발언을 마무리할 것을 요구하자 여당 의원들은 단상 앞에 몰려들어 항의했다. 이들은 “왜 토론을 끊느냐” “우 의장 사퇴하라”며 고성을 내질렀고 야당의 일부 의원들도 “국민의힘 퇴거를 명령하라”고 외치며 본회의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결국 필리버스터 종결 투표가 강행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회의장을 빠져나와 곧바로 로텐더홀에서 규탄 대회를 열었다.
야당의 입법 독주에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위헌에 위헌을 더한, 반헌법적 특검법”이라며 “헌정사에 부끄러운 헌법 유린을 개탄한다”고 비판했다. 여당의 불참 의사로 5일로 예정된 22대 국회 개원식도 연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