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14년만에 정권교체될까…오늘 보수·노동당 총선 승부

로이터

보수당, 최악 참패 전망…노동당 압승시 스타머가 총리

‘경제·공공의료·이민’ 쟁점…극우 개혁당 성적표도 이목

영국의 차기 총리와 정부 구성을 결정할 하원 총선이 4일(현지시간) 잉글랜드와 웨일스, 스코틀랜드, 북아일랜드 650개 지역구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중도좌파 노동당이 14년간 집권해온 중도우파 보수당을 누르고 정권을 교체할 가능성이 커 이번 총선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크다.

여론조사 추세대로 노동당이 승리하면 보수당의 리시 수낵 총리가 물러나고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가 새 총리가 된다.

수낵 총리는 경기침체에서 빠져나오고 급등했던 물가가 다소 안정되자 지난 5월 22일 조기 총선을 깜짝 발표하는 승부수를 던졌으나 이후 6주간 지지율 격차는 요지부동이었다.

그간 수차례 여론조사에서 노동당은 보수당을 20%포인트 앞선 40% 수준 지지율을 유지했다.

노동당의 승리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관심은 노동당이 얼마나 의석을 차지하느냐에 쏠려있다.

1일 기준 일간 가디언의 집계에 따르면 의석수 예측 조사에서 노동당은 428석을 얻어 여유있게 과반을 차지하고 보수당은 127석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자유민주당은 50석, 스코틀랜드국민당(SNP) 19석, 영국개혁당이 3석으로 예측됐다.

보수당이 365석, 노동당이 203석을 얻은 직전 2019년 총선 이후 5년 만에 판세가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노동당은 418석을 얻어 보수당(165석)을 누르고 압승해 18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룬 1997년 총선을 재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론조사와 달리 과반 정당이 되지 못하면 다른 중소 정당과 손을 잡아야 할 수 있다.

보수당이 노동당 정권을 교체한 2010년 총선에서 의석 절반에 못 미치는 제1당이 되면서 자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했던 전례가 있다.

이에 스타머 대표는 지지층을 확장하기 위해 안정적인 경제 성장과 부의 창출, 흔들림 없는 국가 안보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중도화 전략을 써 왔다.

그러나 르완다 난민 이송 정책 폐기, 유럽연합(EU)과 관계 강화 등 보수당과 노선이 다른 부분이 여전히 많아 정권 교체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경제와 세금, 물가, 이민, 공공서비스 등 쌓인 각종 현안으로 민심의 불만이 커진 터라 누가 되든 차기 총리와 정부는 출범부터 고비를 맞을 수 있다.

유고브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총선 직전 유권자가 고려하는 최대 현안은 브렉시트와 보건의료, 환경, 경제 순이었는데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경제, 보건, 이민, 주택 순으로 바뀌었다.

최근 입지가 커진 중소 정당이 어떤 성적표를 받아 들지도 관심사다.

중도 성향의 자민당은 여론조사상 예측 의석수가 50석 안팎으로 지난 총선(11석)보다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의회 선거와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세력이 약진한 가운데 영국 극우 영국개혁당이 실제로 하원에 몇 명을 입성시킬지도 주목된다. 이 당은 ‘영국판 트럼프’로 불리는 나이절 패라지가 당 대표로 복귀하며 출마한 이후 화제가 됐다.

예측 의석수는 650석 중 3∼5석에 불과하지만 조사업체 ‘파운드 아웃 나우’의 지난달 14∼24일 조사에선 18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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