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때 남자 골프 정상급 선수들 상당수가 출전을 고사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당시 브라질에서 번진 지카 바이러스 감염 우려 등이었지만, 큰 상금과 명예가 걸린 메이저대회 등에 더 집중하려는 의도였다.
당시 세계랭킹 최상단에 있던 더스틴 존슨, 조던 스피스(이상 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제이슨 데이(호주)가 리우 올림픽에 나서지 않았다.
브룩스 켑카(미국), 애덤 스콧(호주)도 출전을 거부했다.
5년 뒤 도쿄 올림픽 때도 11명의 선수가 참가 자격을 따고도 출전을 고사했다.
존슨,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맷 피츠패트릭(잉글랜드), 루이 우스트히즌(남아프리카공화국),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 등이 도쿄 올림픽 출전을 고사한 유명 선수들이다.
유명한 정상급 선수들이 너무 많이 출전을 고사하자 올림픽에서 골프를 제외해야 한다는 퇴출론까지 제기됐다.
하지만 올해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는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출전 자격을 따고도 파리 올림픽에 나서지 않겠다는 선수는 단 2명뿐이다.
베른트 비스베르거(오스트리아)와 크리스토발 델 솔라(칠레)가 파리 올림픽엔 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3년 전 도쿄 올림픽 때도 출전을 고사했던 비스베르거는 이번에도 뚜렷한 이유를 밝히지 않고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반납했다.
미국프로골프(PGA) 콘페리 투어에서 뛰는 솔라는 내년 PGA 투어 카드 획득에 더 전념하겠다며 올림픽 출전 기회를 받지 않았다.
비스베르거가 세계랭킹 211위, 솔라가 세계랭킹 199위라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번 파리 올림픽 흥행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 셈이다.
올림픽 퇴출론이 나왔던 8년 전 리우 올림픽 때와 딴판이다.
한마디로 올림픽에 시큰둥했던 남자 정상급 선수들의 태도가 바뀐 것이다.
심지어 US오픈에서 우승하고도 미국 선수 가운데 세계랭킹이 6번째에 그쳐 파리 올림픽에 나설 수 없게 된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아쉬움을 토로할 정도다.
이런 변화는 최근 두 차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선수들이 받는 예우 덕분이다.
리우 올림픽에서 우승한 저스틴 로즈(미국)는 US오픈 챔피언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더 유명하고, 도쿄 올림픽에서 정상에 오른 잰더 쇼플리(미국)는 지난 3년 동안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서의 영예를 톡톡히 누렸다.
메이저대회나 특급 대회에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게는 출전 자격을 부여하는 등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을 주는 것도 도움이 됐다.
한편 파리 올림픽 남자 골프에는 세계랭킹 20위 이내 선수 가운데 8명이 출전하지 못한다. 모두 미국 선수들이다.
같은 국적 선수가 4명 이상 출전하지 못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