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 의원, 첫 공개 사퇴 요구…여론조사 격차↑, 경합주 ‘비상’
일부 조사서 미셸 오바마>트럼프, 다크호스 되나 ‘촉각’
바이든 진화 시도…”TV토론서 잘 뻔” 해명 자충수 지적도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에 불을 댕긴 토론 파문이 블랙홀처럼 대선을 집어삼키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은 완주 의지를 불태우고 있지만, 결단을 촉구하는 당내 동요가 확산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격차가 토론 전에 비해 벌어진 여론조사도 속속 나오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논란 진화를 위해 토론 참패 원인을 빡빡한 해외순방 일정에 따른 피로 탓으로 돌렸지만 토론 도중 거의 졸 뻔했다는 ‘천기누설’로 오히려 논란을 더 키울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커지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이 계속 버틸 수 있을지는 결국 여론에 달려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향후 며칠간의 흐름이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린든 존슨처럼’…”바이든 이번 주 결단해야” 커지는 압박
민주당 소속 15선 하원의원인 로이드 도겟 의원(텍사스)은 2일 성명을 내고 36대 대통령(1963년 11월∼1969년 1월 재임)인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사례를 거론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접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권 증진과 관련한 여러 성과가 있었음에도 베트남전쟁의 난맥상, 당내 신진후보의 부상 속에 재선 도전을 중도에 포기했던 존슨 전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으라고 촉구한 것이다.
연방 의원 가운데 첫 공개적 사퇴 요구가 제기된 것이어서 확산할지 주목된다.
CNN은 익명 보도를 전제로 민주당 전현직 의원과 기부자,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측근 등 20여 명에 물은 결과, 이들 중 다수가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판단을 굳혔다고 2일 보도했다.
또한 이들 중 일부는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사퇴 결정을 이번 주에 발표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정치권에서 거물인 조 맨친 의원도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으나 바이든 대통령 참모들이 만류해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비슷한 상황 20여 차례 목격”…꺼지지 않는 논란
민주당 안팎에서는 이번 TV토론에서 재점화한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논란이 ‘일회성 사건’으로 끝나지 것이라는 우려가 증폭하고 있다.
‘워터게이트 사건’ 특종으로 유명한 칼 번스타인은 1일 CNN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 바이든 대통령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익명의 소식통들이 TV 토론 때와 비슷한 상황을 “지난 1년 반 동안 15∼20차례” 목격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TV토론 이후에는 그 이전과 완전히 다른 무게감으로 바이든 진영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기밀자료 보관 혐의를 수사한 로버트 허 전 특검이 2월 조사보고서에 아들(보 바이든) 사망연도를 기억하지 못한 일 등을 적시했을 때만 해도 바이든 본인의 강한 반발과 국정연설에서의 활력있는 모습으로 인지론 논란이 잠시 가라앉는 듯 했으나 이번 TV토론 사태로 수습 불가의 상황으로 치닫게 된 양상이다.
한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CNN에 “이것이 오직 한 번만 일어난 사건이었다면 (바이든은)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건 유일한 사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