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당국과 조율…남부 국경 통한 중국인 불법 입국 급증에 대응
전세기 동원한 대규모 강제 송환은 2018년 이래 처음
최근 몇 년 사이 남부 국경을 통해 미국에 불법적으로 들어오는 중국인이 급증한 가운데 미국이 중국 당국과 조율 하에 전세기를 동원, 이들을 본국으로 강제 추방했다.
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는 중국 국적자 116명이 중국으로 강제 추방됐다고 이날 밝혔다.
이번 송환은 중국 정부와 조율 하에 지난 주말 사이 이뤄졌다. 전세기를 동원한 이 같은 대규모 송환은 2018년 이래 처음이라고 미국 국토안보부는 설명했다.
이번 작전은 지난달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과 왕샤오훙 중국 공안부장이 영상통화를 통해 불법 이민자 송환 문제, 마약 퇴치, 국경을 초월한 범죄 척결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한 이후 이뤄졌다
미국에서는 2023년 라틴 아메리카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 이민자가 급증했다.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2022년 10월부터 2023년 5월까지 남서부 국경에서 중국 국적자 3만1천77명을 체포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해당 국경에서 체포된 전체 인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것이다.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인들은 보통 임금과 교육, 숙련 수준이 낮은 소외계층으로, 미국 비자를 취득할 가능성이 거의 없거나 아예 없는 이들이다. 경제적 어려움이나 중국 당국으로부터의 탄압 등이 동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콜롬비아 북쪽과 파나마 남쪽 열대우림 지역으로 남아메리카와 중앙아메리카를 잇는 열대우림 ‘다리엔 갭’을 육로로 통과한 중국인은 지난 1∼5월 1만171명으로 파악됐다. 2023년 1년 동안에는 2만5천565명, 2010∼2022년에는 총 2천381명이었다.
중국 국적자는 올해 콜롬비아를 통해 다리엔 갭을 통과한 사람 50만명 가운데 4번째로 많은 그룹을 형성했다. 이들 다수는 이곳을 건너기 위해 밀입국 업자에게 돈을 지불한다.
콜롬비아 접경국인 남미 에콰도르 정부는 정상적인 출국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중국인 숫자가 급증했다면서 최근 중국과 맺은 90일 무비자 체류 협정 효력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고, 미국은 이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마요르카스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계속 이민법을 집행할 것이며 미국에 남아있을 법적 근거가 없는 이들을 내보낼 것”이라면서 “밀입국 업자들의 거짓말을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또 추가로 송환 전세기를 보내기 위해 중국 당국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히고 양국은 “불법 이민을 축소, 저지하고 법 집행 노력 확대를 통해 불법 밀입국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미 중국대사관 류펑위 대변인은 미국을 언급하지는 않은 채 중국 이민 당국이 밀입국 활동을 계획하고 조직한 자들과 불법 이민자들을 본 거주지로 송환하기 위해 관련국 당국과 협력했으며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