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선고 앞둔 맨해튼 판사에 서한, 유죄평결 파기·선고연기 요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전직 대통령도 재임 중 한 공적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인정된다는 연방 대법원 결정이 나오자 곧장 ‘성추문 입막음 돈’ 재판의 유죄 평결도 무효로 하기 위한 움직임에 나섰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해당 의혹 사건을 담당한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의 후안 머천 판사에게 이날 서한을 보내 유죄 평결 파기와 선고 일정 연기를 요청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변호인단은 이날 내려진 연방 대법원 결정 내용을 파악하고 성추문 입막음 돈 사건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는 동안, 내주로 예정된 형량 선고 일정을 미뤄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연방 대법원의 결정이 재판 초기에 변호인단이 제기했던 방어 논리가 합당했음을 확인해준다면서, 검찰 측이 ‘공적 행위’라고 간주하는 일부 증거의 제출을 배제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재판 서류에서 변호인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기간 중 공적 행위 관련 활동에 대한 기소 면제권을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에 대한 SNS 게시물을 포함한 일부 증거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직 시절에 나온 것으로, 면책 보호로 인해 재판 증거물에서 제외돼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다만, 지난해 이 사건을 뉴욕 법원에서 연방 법원으로 옮기려던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기각했던 한 연방 판사는 당시 이 사건의 핵심 혐의는 ‘사생활’과 관련이 있으며, “대통령의 공적 직무와는 어떤 식으로든 관련이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날 연방 대법원은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임 중 행위는 퇴임 이후에도 형사 기소 면제 대상’이라는 주장을 일부 수용하는 취지의 결정을 했다.
연방 대법원은 전직 대통령의 재임 중 공적 행위는 면책 특권이 있으나 사적 행위는 면책특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직전 과거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코언을 통해 전직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달러(약 1억7천만원)를 지급한 뒤 그 비용과 관련된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맨해튼 주민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는 34개 범죄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라고 만장일치로 판단했다. 머천 판사는 오는 11일 형량을 선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