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저녁 시청역 교차로 교통사고 현장
출근길 직장인들 ‘놀란 가슴’ 쓸어내려
“매일 밥 먹으러 다니는 길, 안타깝다”
추모 발길도···”저승서 고인 꿈 이루길”
가해자 “급발진”···警 “국과수 의뢰”
“애도를 표하며 고인들의 꿈이 저승에서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고인들의 명복을 빕니다”
15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교차로 교통사고 현장에는 2일 흰 국화꽃 다발과 함께 이 같은 추모 메시지가 붙어있었다.
가해 차량이 쓸고 지나간 자리의 가드레일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지만 추모객들의 발걸음은 사고 장소로 뜨문뜨문 이어졌다.
서울 도심 한복판인 해당 장소는 수많은 직장인들의 출퇴근길이기도 하다. 이날 아침에도 인근 회사에서 근무하는 많은 직장인들이 사고 현장을 지나며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 눈을 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사고 현장을 지나던 회사원 최 모(30)씨는 “매번 출퇴근하는 길 근처라 어제 밤 소식을 듣고 너무 놀랐다”며 “오늘 아침에 수습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걱정하면서 왔는데 항상 조심해서 다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원 조성만(60)씨는 “매일 직원들이랑 밥 먹으러 다니고 출퇴근 하는 길이다”면서 “이런 곳에서 사고가 날 줄은 상상도 못했고 참 안타까운 사고다”고 전했다.
전날 사고 가해 차량은 우회전이 되지 않는 길에서 나와 역주행을 하다 사고를 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해당 차량이 빠른 속도로 돌진한 곳에는 음식점, 약국, 커피 전문점 등 다수의 상점들이 자리해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었다.
사고 현장 인근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 씨는 “문 닫고 나온 지 15분 정도 후에 사고가 나서 너무 놀랐고 아침에 나오는데 걱정이 많이 됐다”면서 “퇴근길이라 소식을 못 들었는데 나보다 지인들이 뉴스를 먼저 보고 ‘괜찮냐’며 전화가 많이 왔다”고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2일 오전 전날 발생한 시청역 교차로 교통사고 현장에 인도와 도로를 구분하는 임시 구조물이 설치돼있다. 이승령 기자
현재 사고 현장에서는 시민들이 통제 없이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파손된 가드레일 등은 모두 철거됐으며 인도와 도로를 구분하는 임시 구조물이 설치된 상태다.
전날 오후 9시 27분께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에서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이 인도로 돌진하는 등 교통사고를 내 총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가해 차량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사고 목격자들의 목소리는 달랐다. 전날 사고를 목격한 박 모 씨는 전날 취재진들과 만나 “급발진할 때는 끝날 때까지 (차가) 박았어야 되는데 거기(사고 장소)서 딱 멈춘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경찰은 “급발진은 피의자 진술일 뿐이라며 사고 차량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정의뢰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