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적으로는 지원사격…해리스측, 내심 대타로 집중 조명 기대도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TV 토론 참패로 민주당 안팎에서 후보 교체 요구가 분출하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딜레마적인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29일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바이든 대통령을 옹호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후보 교체 현실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바이든 대통령의 대타 후보로 정치적 입지도 다져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는 점에서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 27일 TV 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해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도덕적이고 유능한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진정한 지도자는 스타일보다는 인성이 더 중요한데 도널드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이 될만한 인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을 리더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짓말쟁이로 각각 묘사하면서 “이번 대선이 6월의 하룻밤으로 결정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WP는 보도했다.

이처럼 해리스 부통령이 대외적으로 바이든 방어에 나선 가운데 해리스 부통령 측 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을 대체할 차기 인사 하마평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주요 후보군에서는 사실상 누락된 것에 대해 좌절감을 표명하고 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이들은 특히 첫 흑인 및 아시아계 미국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을 제쳐두고 바이든 대통령 대타 후보로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 등 백인 정치인이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것에 불만도 토로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한 인사는 흑인 인구 비중이 높은 사우스캐롤라이나 선거 등을 거론하면서 “이 사람들은 여전히 ‘민주당은 백인을 선호한다’는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 측은 민주당 내 다른 인사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대타가 되기 위해 첫 유색인종 여성 부통령인 해리스 부통령을 제치려고 할 경우 역풍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WP는 보도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이 완주 의지를 고수하는 상황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현시점에서 대외적으로 바이든 대통령 방어 외에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는 상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을 옹호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심지어 부통령도 대통령을 방어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만약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적인 문자 메시지를 받는다면 답장하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의 오랜 지지자인 바카리 셀러스 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은 WP에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 출마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치어리더로 역할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에게 향후 선거 기금 모금 행사 등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자신이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라는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암묵적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나아가 해리스 부통령의 경우 바닥에서 시작해야 하는 다른 잠재적 대권 주자들보다 선거 자금 등의 측면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있는 상태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직을 사퇴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은 현재 대선캠프의 자금을 사용할 수 있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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