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급감에도 소비 위축 뚜렷…2분기 ‘제로성장’ 암운 짙어져

올해 기획재정부가 경기 대응 방향을 언급할 때 가장 많이 썼던 문구는 “수출 회복의 온기를 내수로 퍼지게 한다”는 것이었다. 수출은 반도체 시황 회복에 힘입어 호조가 예상되지만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는 고금리·고물가로 인해 반등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통계청이 28일 내놓은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산업과 소비·투자 등 3대 지표가 동반 감소했다.

재화 소비를 보여주는 5월 소매판매만 해도 전월 대비 0.2% 감소해 2개월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업 생산도 0.5% 줄었다. 도소매업이 전달보다 1.9% 늘기는 했지만 내수와 관련이 깊은 숙박 및 음식점업(-1.7%)과 운수 및 창고업(-0.9%)이 모두 감소했다. 특히 자영업자 비중이 높은 숙박 및 음식점업은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전문위원은 “내수 경기가 안 좋고 업종별 차별화 현상이 심해서 제조 활동이 힘을 못 받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도 “생산은 기저 효과로 마이너스를 보였으나 괜찮은 흐름”이라며 “지출은 (이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투자 역시 흐름이 좋지 않다. 건설 기성은 올 3월 10.2% 감소한 후 4월 4.2% 증가했지만 5월에는 다시 4.6% 줄었다. 건설투자 부문에서 선행지표로 꼽히는 건설 수주는 1년 전보다 35.4% 감소했다. 5월 설비투자는 4.1% 줄며 3~4월에 이어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금리로 건설·설비투자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0.6포인트나 하락한 98.8로 4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100보다 낮으면 현재 경기 상황이 좋지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이번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낙폭이 기존보다 컸다”며 “경기가 저점을 지났다고 장담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내수가 어려운 것은 고금리 때문이며 2분기 경제성장률이 0%대에 수렴할 공산이 크다”고 분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도 “6월 수출이 꽤 괜찮기 때문에 생산 활동은 전달보다 나아질 여지가 있다”면서도 “지출 구조가 바뀌지 않는 상황이라 올해 2분기에는 내수에서 좋은 모습이 나타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에 지금대로라면 2분기에 마이너스성장을 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박 전문위원은 “산업생산은 수출 개선에 힘입어 반도체 품목을 중심으로 나아지고 있지만 내수 측면에서는 부진세가 분명히 관찰되고 있다”며 “1분기 경제성장률이 높게 나온 기저 효과로 2분기 GDP가 역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산업활동동향에 나와 있지 않은 속보치를 감안하면 6월에는 경기지표가 지난달보다 다소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전망한다. 앞서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소비자심리지수는 전달보다 2.5포인트 오른 100.9로 기준선인 100을 웃돌았다.

전반적인 상황도 나쁘지 않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실제로 제조업 재고는 1년 전에 비해 8.4% 줄며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감소 폭으로 보면 2009년 11월(-14.5%) 이후 14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반도체 재고가 32.8%나 줄어든 영향이다. 지난달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8% 늘며 올 2월 이후 3개월 만에 반등하기도 했다. 보통 생산에 비해 재고량이 크게 줄면 경기가 저점을 찍고 회복기에 접어들고 있다고 해석하기도 한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경기가 정말 나빠지려면 재고가 늘면서 지표가 악화해야 한다”며 “생산을 중심으로 보면 4~5월이 1분기와 비교해 보합 수준”이라고 전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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