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편의점·택시운송업이 내년도 최저임금을 달리 적용받을지 결정된다. 관심을 모은 돌봄 업종은 최저임금 업종 구분 후보에서 제외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고 있는 제6차 전원회의에서 경영계인 사용자위원 측이 업종 구분 업종으로 음식점업(한식·외국식·기타 간이), 택시운송업, 체인화 편의점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최임위는 노동계를 대표한 근로자위원, 경영계를 대표한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27명으로 구성된다.

최임위에서 업종 구분 논의가 이뤄지려면 노사 어느 한쪽에서 구분 적용을 원하는 업종을 제안해야 한다. 노동계는 업종 구분을 반대하고 있어 경영계가 제안을 해야 한다. 지난해에도 경영계는 편의점, 숙박·음식점업, 택시운송업 등 3개 업종에 대해 업종 구분을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 운영위원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열린 제6차 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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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업종이 제안된 배경에는 이들 업종의 경영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영계는 그동안 지급 여력이 낮은 업종에 대해 최저임금을 달리 정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3개 업종을 구분 적용할지 여부는 이날 회의에서 결론 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업종 구분을 정하더라도 최저임금 심의는 이날 법정 시한을 넘기기 때문이다. 최임위는 업종 구분을 마무리 해야 임금 수준 심의를 할 수 있다. 최저임금은 매년 8월 5일 고시일을 고려하면 내달 중순쯤 결정돼야 한다. 작년 최저임금 심의에서도 경영계는 3개 업종에 대해 업종 구분을 제안했지만, 표결 끝에 업종 구분을 하지 않기로 결론 났다.

만일 업종 구분이 이뤄지면 최저임금제도 도입 37년 만에 최저임금이 이원화되는 가장 큰 임금체계 변화다. 최저임금 업종 구분은 법적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최저임금 제도가 시행된 1988년 첫 해만 업종 구분이 이뤄졌다. 올해까지 36년 동안 최임위가 정한 단일 최저임금이 유지됐다.

당초 관심을 모은 돌봄업종은 업종 구분 후보군에 제외됐다. 이는 예견된 결과란 지적이다. 경영계는 이번 심의에서 어떤 돌봄 업종을 제안할지 고민해왔다. 돌봄 업종은 너무 범위가 넓고 모호하기 때문에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근로자 수도 파악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상황은 사용자위원 측인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올해 최저임금 미만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드러났다. 보고서는 최저임금 구분 적용 논의를 돕기 위해 ‘보건·사회복지업’과 ‘가구 내 고용 활동’이라는 두 개 업종을 모두 분석했다. 이는 돌봄 업종의 구분 적용 필요성의 촉매제가 된 한국은행의 관련 보고서에서 돌봄 업종을 제시하지 않고 돌봄 및 보건 서비스 종사자, 가사 및 육아 도우미처럼 직종만 제안했기 때문이다.

보건·사회복지업은 돌봄 및 보건 서비스 종사자가, 가구 내 고용 활동도 가사 및 육아도우미가 상당수 포함된다. 문제는 두 업종의 규모와 성격이다. 보건·사회복지업은 고용노동부의 올 3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에 따르면 종사자가 235만 명에 이른다. 올해 최저임금 영향 근로자가 65만~334.7만 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 업종에 차등 적용을 하기에 종사자 수가 너무 많다는 지적이다. 가구 내 고용 활동은 가구에서 직접 고용한 경우가 문제 될 수 있다. 가구가 직접 고용하는 종사자는 근로자가 아니라 자영업자 성격을 띠기 때문에 이미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않는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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