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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식사 한 번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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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 인사 표현’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한국인들의 ‘밥 인사 표현’은 사용 빈도가 높은 편

이지효 교수의 한국사람 사는 이야기

한국인들의 ‘밥 인사 표현’은 사용 빈도가 높은 편이고 한국의 사회 문화적 특징을 잘 나타냅니다.
외국인들이 간혹 한국인의 ‘밥 인사 표현’에 대해 헷갈릴 때가 있는데, 이러한 ‘밥 인사 표현’은 실제 식사 여부를 묻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의례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어 밥 인사 표현’을 미시적으로 분석한 윤상호의 논문 「한국어 교육을 위한 의례적 인사표현 용법 연구」에 의하면 ‘밥 인사 표현’은 질문형과 제안형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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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형의 경우 처음 보는 사이에서는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안면 정도만 있는 경우에는 ‘당신에게 좋은 느낌의 관심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친밀한 사이인 경우에는 ‘당신의 안위가 걱정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한편 제안형의 경우 처음 만나는 사이에서는 ‘당신과 관계를 열고 싶다.’는 의미로, 안면 정도가 있는 사이에서는 ‘당신과 친해지고 싶다’는 의미로, 친밀한 사이에서는 ‘당신과 친밀함을 유지하고 싶다’또는 ‘당신과 소원해진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정도의 의미로 해석됩니다.

반면에 영어에서 식사 여부에 대한 인사말은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중국어에서도 “밥 먹었니?”와 같은 표현이 있지만 식사 여부를 궁금해 하는 질문이고, 일본어의 경우도 인사말로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즉, 외국에서는 상대가 밥 먹었는지에 대한 친밀함의 인사 표현도 없고, 한국의 이러한 인사표현에 대해 혼동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하지만, 최근에는 외국인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 끼리도 ‘밥 인사 표현’에 대해 헷갈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즈니스 관계, 상사와 부하 관계, 친구 관계, 이성 관계 등 다양한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밥 인사 표현’은 항상 등장하는 대표적인 인사입니다. 이러한 ‘밥 인사’를 서로 나눌때마다 실질적으로 많은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비즈니스 관계에서 이성인 상대에게 ‘다음에 식사라도 한 번 해요.’라며 의례적으로 인사할 경우, 이를 받아들이는 입장으로서는 여러 가지 뜻으로 해석이 되기도 합니다.

‘다음에는 식사 씩 이나 하자고?…’ 혹시 ‘나한테 흑심이 있나?…’ 혹은 ‘나에게 마음이 있는 건가?…’. ‘그렇다면 지금 바로 가능 날짜를 알려줘야 하나?..’, ‘아니면 그냥 못 들은 척 지나가는 말로 대충 ’네~‘라고 대답하고 마무리 해야 하나?…’ 등과 같이 받아들이는 입장은 여러 가지 생각들에 휩싸여 정확한 답을 찾지 못한 채 답변할 타이밍을 놓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상대는 단순히 통과의례적인 인사치레 혹은 친밀감 표현 정도였을 뿐인데, 한국인들 간에 오해와 생각실수로 다양한 헤프닝이 생기기도 합니다.

상대측의 ‘다음에 식사 한 번 하자’라는 의례적인 인사를 나를 좋아하는 관심의 표현으로 받아들이는경우도 많고, 또는 이러한 인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즉시 식사 가능한 날짜를 알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반면에 상대측은 예우를 갖춰 실제로 식사 대접을 하고 싶어 표현한 감사인사를, 이것을받아들이는 입장은 가볍게 대답하며 지나가버리는 경우가 있어 서로의 의지가 어긋나는 경우가 종종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 ‘밥 인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까요? 먼저 ‘밥 인사’를 표현하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밥 인사’를 쉽게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본인은 인사 치레 정도였다할지라도 상대는 여러 가지 각도로 오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신중하게 ‘밥 인사’ 표현을 한 후상대가 가능 날짜를 건네오면 그 약속은 지켜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밥 인사’를 표현한 사람은신뢰를 잃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밥 인사’를 먼저 건네는 사람은 과연 이 인사가 지금 타당할 것 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신중히 표현해야 할 것입니다.

반면에 ‘밥 인사’를 받는 사람이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식사 가능 날짜를 즉시 알려주는 등의행동은 상대에게 부담을 줄 수 있으므로 삼가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성격의 소유자는 매사 진지하고작은 약속에도 예민하여 사회적인 관계에서 조금 피곤한 스타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과거 시절때부터 한국인들은 밥을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역사적인 배경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옛날 밥 한끼에 의존하며 빈곤했던 시대와는 달리 지금은 수준 높은 교육과 해외 유학경험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문화를 접하고 있는 구성원들이 살아가고 있는 한국입니다.

지금의 한국 사회에서는 ‘밥 인사’를 함께 나누는 것이 단순히 배를 채우는 행위를 넘어, 서로의친밀감을 확인하고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중요한 문화적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밥 인사’ 표현은 한국인의 따뜻한 인정과 공동체 의식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이기 때문에,아무에게나 쉽게 하는 상투적인 ‘밥 인사’나 ‘지나치게 진지한 대응’은 삼가고 적당한 선에서 각 상황에따른 센스 있고 스마트한 처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지금 시대에 걸맞게 각자가 조금의 노력으로 서로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자신만의 세련된 처세술이 습관화 된다면, 양측의 참다운 관계는 더욱 빛이 날 것입니다.

문화콘텐츠학 박사 이지효<jihyol@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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