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주택 구입시 다운페이 81% 필요
LA메트로 지역 주택 가격이 사상 최고치 경신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에 거주하는 중위 소득자가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선 기존 20%의 4배인 80%가 넘는 다운페이먼트를 해야 월 모기지 상환금을 제대로 갚아 나갈 수 있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발표됐다.
부동산 거래사이트인 질로우닷컴에 따르면 LA거주 중위 소득자들이 중간가 96만2,000달러 수준의 주택을 사려면 집값의 81.1%에 달하는 78만달러의 다운페이가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근거로 LA에 거주하는 중산층 주민이 월 소득의 10%를 연 4% 이자율로 저축할 경우 다운페이 비용을 모으기 위해 무려 36년이 걸린다. 사실상 내집 마련의 꿈이 멀어져 간다는 것이다.
다른 남가주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샌디에고에서 주택을 구입하기 위해선 75.5%(72만3,527달러)의 다운페이를 준비해야 하며, 집값이 비교적 싼 리버사이드의 경우에도 61.4%(35만8,925달러)를 다운페이를 마련해야 매월 모기지 상환금을 갚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질로우는 밝혔다.
또한 LA거주 중위 소득자들이 중간가 96만2,000달러 수준의 주택을 사려면 집값의 81.1%에 달하는 78만달러의 다운페이를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북가주 상황은 더욱 만만치 않다. 주택 가격이 LA보다 비싼 샌호세 중위 소득자들은 집값의 80.9%인 130만달러를 다운페이 해야 모기지 상환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대도시 지역을 살펴보면 뉴욕 75.3%, 마이애미 64.5%, 보스톤 61.7% 선이었다. 미 전국적으로는 35.4%(12만7,750달러)의 다운페이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의 다운페이로 주택 구입이 가능한 대도시 지역은 전체 50개 중 텍사스 오스틴, 플로리다 잭슨빌, 노스 캐롤라이나 샬럿과 롤리 등 10곳에 불과했다.
이처럼 다운페이 부담이 크게 늘어난 이유는 집값 상승에 더해 매달 상환해야 하는 원금과 이자, 재산세, 주택보험료 등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질로우닷컴의 경제학자 스카이라 올슨은 “특히 다운페이의 중요성이 더 커진 까닭은 예전에 비해 훨씬 높은 모기지 이자율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을 구입하려는 바이어들이 충분한 다운페이를 준비하는 것은 증여나 상속, 대박난 주식투자 등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질로우 조사에서 지난해 주택을 구입한 사람의 43%는 가족으로부터 다운페이의 일부를 증여받거나 친구와 공동으로 주택을 구입한 경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기관에서 시행하는 다운페이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하지만 LA메트로 지역에서 자격을 갖춘 주택 구입자들이 받는 다운페이 지원금은 평균은 4만2,500달러에 불과했다고 질로우는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20대들은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짐에 따른 현실적 부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CBS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17~24일 미국의 등록 유권자 2,460명(18~29세 743명 포함)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세 이하 응답자의 82%가 이전 세대보다 주택 구입이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미주한국일보 – 노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