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죽고 고독사 걱정하는 80대

[License: Free]

미국 독거노인 증가 배경은?

자녀의 부양을 받으며 가족이나 친척과 함께 사는 게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인 노년의 삶이다.

2020년 3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가 넘는 전 세계 노인 10명 중 4명(38%)꼴로 자기 배우자와 성인 자녀, 며느리나 사위, 손자, 조카 등과 한 가구를 이루며 살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달랐다. 대가족에 속한 노인은 6%에 불과하고, 거의 절반(46%)이 배우자나 파트너와 집을 공유하는 커플 형태였다.

혼자 사는 노인도 다른 지역보다 많았다.

독거 비율이 27%나 됐는데, 이는 세계 평균(16%)보다 10%포인트 넘게 높은 수치다.

아프리카나 아시아·태평양은 해당 비율이 10% 안팎에 그쳤다. 유럽(28%)만 미국을 능가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이 지난달 말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2022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독거 비율은 28%에 달했다.

이런 차이는 주로 국가 간 경제력 격차에서 비롯된다는 게 퓨리서치센터 설명이다.

빈국에서는 곤란한 노년의 재정적 독립이 미국 같은 부국에서는 실현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문화 요인이 포개진다. 핵가족이다.

미국의 경우 고교 때까지만 자녀가 부모와 동거하는 게 일반적이다. 대학 진학과 취직은 아예 부모 거주지와 다른 주에서 하기 일쑤다.

요즘 들어서는 가뜩이나 많은 독거노인이 더 늘고 있다. 세대가 내려가며 달라진 결혼관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1946~64년생)와 바로 뒤 X세대(1965~80년생)는 이혼·별거하거나 결혼하지 않을 가능성이 이전 세대보다 크다는 게 인구사회학자들 얘기다.

당연히 자녀도 적거나 없다. 특히 사회 진출이 본격화한 여성의 변화 폭이 가팔랐다.

더욱이 이들 세대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를 차지하는 인구 집단이기도 하다. 이미 베이비붐 세대가 전부 60세를 넘겼고 내년부터 X세대가 60대로 진입한다.

지난해 8월 CNN방송은 독거노인 증가의 핵심 배경으로 ‘황혼 이혼’을 조명했다.

오하이오주에 있는 볼링그린주립대 연구팀은 1990년과 2010년 사이에 50세 이상 부부 이혼율이 두 배가 됐다는 사실을 알아냈다(4.9→10.1%).

65세 이상으로 범위를 좁힐 경우 증가 폭은 더 커졌다(1.8→4.8%). 이혼 전문 변호사 수전 마이레스는 CNN에 “80대 고객마저도 남은 인생이 정말 소중해 더는 잘못된 사람과 함께 보낼 수 없다고 고백하곤 한다”라고 전했다.

노인에게 위험한 독거… 해법은 없다

문제는 독거가 노인에게 위험하다는 사실이다.

2021년 영국 옥스퍼드대 학술지 ‘연령과 노화’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혼자 사는 노인은 사망 위험이 더 크다.

일단 사고나 낙상을 당했을 때 주변에 도와줄 사람이 마땅치 않다.

외로움도 간과할 수 없다. 우울증과 불안을 야기하고 인지 저하마저 가속화할 수 있다.

신체와 정신 능력 감퇴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겪는 일이다.

더는 자기 힘만으로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두려움은 노인의 자존감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컬럼비아대 노인 정신과 의사인 마크 네이선슨 박사는 4월 홈페이지에 “혼자 해내는 게 성취감을 주겠지만 노인에게 더 중요한 것은 탈(脫)고립과 안전과 건강”이라고 조언했다.

전통적으로 가족이 수행해 온 돌봄 기능을 친구와 이웃이 얼마간 대신할 수는 있다. 하지만 완전 대체는 불가능하다.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대 레이철 마골리스 교수(사회학)는 2022년 12월 미국 뉴욕타임스에 “친구나 이웃이 식사를 돕거나 처방전을 받아 줄 수는 있어도 샤워할 때까지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성인 자녀는 배우자와 함께 핵심 노인 간병인이다. 베이비붐 세대부터는 자녀 수가 급감한다. 가족 부양이 갈수록 제한되는 이유다.

우선 대안은 장기 요양 서비스다. 노인의 70% 가까이가 이 서비스가 필요하리라고 대답했다는 게 하버드대 주택연구공동센터 조사 결과라고 지난해 12월 미국 온라인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그러나 비용이 큰 걸림돌이다. 제니퍼 몰린스키 센터 고령화 사회 주택 프로그램 책임자는 액시오스에 “대부분 사람들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모자란 간병인도 장애물이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많이 그만뒀다.

진보 성향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 벤 해리스 부원장은 4월 보고서에서 간병인 부족 문제 해법으로 이민을 제시했다.

그러나 팬데믹 이후 급증한 불법 이민자 때문에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 반려·돌봄 로봇 시장의 성장세가 시작됐다지만 당장 상용화는 어려워 보인다.

독거노인은 사회를 곤경에 빠뜨리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주택 불일치다.

4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침실이 3개 이상인 주택의 28%가량을 베이비붐 세대 독거노인이나 부부가 소유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를 전했다.

1981년 이후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어린 자녀가 있는데도 비율이 약 14%에 그쳤다. 공급 부족으로 뛴 집값과 고금리 국면에 치솟은 모기지 금리가 배경이다.

[한국일보]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속보]강남 코엑스 화재로 이용객 대피… 11시 42분 초진 완료

인근 검은 연기로 뒤덮여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2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6분 코엑스 내부 종합쇼핑몰 ...

[속보]서울고검,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사건 재기수사 결정

디올백 사건은 항고기각 결정 검찰이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다시 수사하기로 25일 결정했다. 서울고검은 이날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

민주당 세대교체 폭풍 몰려온다.. “전면적 하원의원 교체 작전” 본격화

진보 세력, 현역 의원들에게 대규모 '정치적 선전포고'... 펠로시도 도전 받아 민주당 하원이 진보 진영의 대대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2025년 새 ...

이정후, 시즌 11호 2루타 ‘쾅’…밀워키 상대 3타수 1안타 1타점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시즌 11호 2루타를 쳐내며 리그 최다 2루타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5일(한국시간) 미국 ...

할리웃 도로 위 ‘차량 보닛 매달림’ 소동…범죄인가, 장난인가?

헐리웃 한복판, 차량 보닛에 매달린 남성…경찰 출동 소동 “실제 상황? 영화 촬영?…차량 보닛 매달림 사건에 시민들 ‘충격’” 24일 오후 4시 ...

위기의 LA 동물보호소..예산 10% 삭감과 대규모 직원 해고 충격

"이미 과밀화된 보호소, 추가 62명 해고시 동물복지 악화 우려... 활동가들 '인력 감축 아닌 확충 필요' 강력 반발" 로스앤젤레스시가 약 10억 ...

구글 ‘광고 안정 성장’ 실적 예상치 증…”관세로 일부 타격 우려”

1년 전보다 광고 8.5%·클라우드 28%↑…시간외 거래 주가 4.6% 상승 700억달러 자사주 매입 계획…로보택시 웨이모 유료 운행 25만건 돌파 구글 모회사 ...

종전협상 좌초되나…”우크라에 크림반도 포기는 ‘정치적 자살'”

트럼프 '현실인정' 압박에 젤렌스키, 헌법·국민정서 탓 저항 '영토강탈 인정' 나쁜선례…국제사회, 세계질서 훼손 우려에 초조 러시아가 2014년부터 강제로 점령하고 있는 크림반도의 ...

귀화 시민권자들도 불안… 미국 여권 신청·갱신 러시

▶ 이민자들 “나도 잡혀갈라”▶ 시민권 취득 증명 위해 ▶ 우체국 신청 창구 긴 줄▶ 여권사진 업소 등도 특수 LA 한인 ...

가주 변호사 시험문제를 AI로 출제하다니…

▶ 2월시험 대혼란 이어 ▶ 가주 변협 2차 스캔들▶ 로스쿨 등 집단 반발 지난 2월 캘리포니아 변호사 시험을 치른 수백 ...

타운 오피스 공실률 37%로 치솟아… ‘불황 심각’

▶ LA 상업용 부동산 위기▶ LA 카운티 전체는 28.2% ▶ 재택근무·고금리 등 여파▶ 렌트 하락·디폴트·압류↑ LA 카운티 오피스 부동산 시장이 ...

이정후, 시즌 11호 2루타 ‘쾅’…밀워키 상대 3타수 1안타 1타점

'바람의 손자' 이정후가 시즌 11호 2루타를 쳐내며 리그 최다 2루타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4일 캘리포니아주 ...

LIV 골프 행사 나갔다가 징계받는 PGA 선수, 재심 요구

LIV 골프가 주최한 행사에 참여했다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대회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선수가 징계에 불복하고 재심을 요구하겠다고 나섰다. PGA투어 RBC 헤리티지에서 ...

잘나가던 백종원, 논란에 논란 첩첩산중..갑질 폭로→유튜브 영상 5.5억 지급

잘 나가던 백종원 대표에게 악재가 겹쳤다. 백종원이 여러 논란에 휘말려 '백종원 방지법' 제정을 요구하는 국민 청원까지 올라온 가운데, 백종원 대표가 ...

‘학폭 의혹 벗은’ 김히어라, 무대로 컴백..뮤지컬 ‘프리다’로 복귀

배우 김히어라가 학교 폭력 논란을 매듭 짓고 영화로 연기 활동을 재개를 알린 가운데, 뮤지컬로 먼저 복귀한다. 24일(한국시간)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는 오는 ...

느낌 좋은 투어스, 韓 1위·日 2위..음반 차트 휩쓴 ‘마따뛰’

보이 그룹 TWS(투어스)가 음악방송 무대 위를 '마음 따라' 달린다. 24일(한국시간)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TWS(신유, 도훈, 영재, 한진, 지훈, 경민)는 이날 ...

MEOVV(미야오) 컴백 열기 최고조..빛나는 비주얼의 향연

그룹 MEOVV(수인, 가원, 안나, 나린, 엘라)가 독보적인 색깔을 지닌 음악으로 컴백한다. 더블랙레이블은 23일(한국시간) 공식 SNS 채널에 컴백을 앞둔 MEOVV(미야오)의 개인 ...

연법원, 트럼프 정부의 ‘공립학교 DEI 정책’ 폐지 시도 제동

판사 "다양성·형평성·포용성 구체 개념 제공 안해…재정 삭감시 학교운영 타격" 뉴햄프셔주 연방법원이 24일(현지시간)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을 지속하는 공립 초중고교에 재정 지원을 삭감하려는 ...

H마트, 라스베가스에 신규 매장 오픈합니다

5만3천여 평방피트 규모 프리미엄 원스톱 쇼핑 공간 제공7개 브랜드 입점한 푸드홀 함께 운영 미주 최대 아시안 슈퍼마켓 체인 H마트가 24일 ...

오픈뱅크 1분기 순이익 560만 달러

오픈 뱅크가 올 1분기 순이익 560만 달러, 주당 순이익 37센트로, 전분기보다 순익이 늘었습니다 대출은 20억 4천만 달러로, 예금 21억 9천만 ...

머스크는 장담하지만 …테슬라 로보택시에 시장 전망 엇갈려

머스크 "내년 하반기 수백만대 운행"…테슬라 시범운행 영상도 게시 월가 "근본적 변곡점 기대" vs "안전성 등 지켜봐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

연방 판사..”성역도시에 연방 자금 지원 중단 금지”명령

트럼프 행정부가 엘에이등 이민자를 보호하는 성역도시에 연방 자금지원을 중단하거나 조건을 부과하는 것을 금지하는 예비 금지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24일, 윌리언 오릭 ...

하버드 조사에서 드러난 Z세대 민주당 지지층 급격한 이탈…

"기성 정치에 환멸"...2026년 중간선거 앞두고 민주당 비상 미국 민주당이 핵심 지지층이었던 18-29세 청년층의 지지를 급속도로 잃고 있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

연방 판사..투표시 시민권 증명 의무화 행정명령 시행 중단

연방 판사가 24일, 미국에서 투표하기 위해 유권자 등록을 할때 시민권을 증명하는 서류 제출을 의무화하는 헹정명령의 시행을 중단시켰습니다. 콜린 콜라-코텔리 판사는 ...

미국 주택시장 3월에도 ‘빨간불’, 기존주택 판매 5.9% 급감

금리 상승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3월 기준 최저 실적 기록 2025년 3월 미국 기존 주택 판매가 전월 대비 ...

[속보] LA 미드윌셔 차량 위 난동자, 행인들 무차별 폭행… 현장에서 체포

미드윌셔 지역 주민들 공포에 떨어... "갑자기 차 위로 뛰어올라 위협" 2025년 4월 24일(목) 오후 12시 2분, 로스앤젤레스 미드-윌셔 지역 200 ...

뉴욕 증시, 미중 무역 완화 기대감과 호실적에 3일 연속 강세

S&P 500 2% 상승, 나스닥 2.7% 급등...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관세 완화 시사에 투자심리 개선 뉴욕 증시가 미중 무역 갈등 완화 ...

BYD신차에 환호성, 벤츠·BMW는 中러브콜…달라진 中자동차 위상

글로벌업체, 상하이서 '中맞춤형 신차' 발표…"현대차는 中전기차시장서 배우는자" 中 시장 주도 BYD는 '중국적인 것' 강조…CATL, 소듐이온 배터리 발표로 이목 상하이-폭스바겐(중국-독일 합자 ...

캘스테잇 대학 캠퍼스에 나타난 연방 요원…”학생 단속 아니다”

교수 일부, 불안감에 수업 취소하고 연대 메시지 보내트럼프 정부의 비자 취소 확대로 캠퍼스 내 불안감 고조 캘 스테잇 플러튼 캠퍼스에서 ...

인랜드 엠파이어 학교, 트랜스젠더 여학생 운동 참가 금지

레드랜즈 통합교육구, 3대 2로 '여학생 스포츠 공정성' 결의안 통과주 정치권 내 논쟁 계속... 뉴섬 주지사 "완전히 공정하지 않다" 입장 인랜드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