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와주 록 밸리 수백명 대피
폭염과 홍수, 산불 등이 세계 곳곳에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지구촌이 극한의 날씨에 신음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폭염과 함께 폭우 피해가 잇따랐으며 중미 일부 국가에서는 폭우와 홍수로 수십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유럽에서도 폭우와 폭염, 산불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새벽 아이오와주의 록 밸리에서는 폭우로 수백명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아이오와주에서는 불어난 물에 도로가 잠겨 지붕과 나무 꼭대기만 보일 정도로 지난 수주간 비가 쏟아졌다. 킴 레이놀즈 아이오와 주지사는 록밸리를 포함한 21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구 1만4천여명이 거주하는 아이오와주 하워든과 스펜서에서는 폭우로 하수처리장 전기가 끊기기도 했다.
사우스다코타주에서는 최대 도시인 수폴스에 3일간 177㎜ 이상의 비가 내렸고, 수폴스에서 남동쪽으로 48㎞ 떨어진 캔톤에는 457㎜의 폭우가 쏟아졌다. 폭우로 인근 고속도로 여러 곳이 폐쇄됐다가 통행이 재개됐다.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주 동남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네소타주에서도 폭우로 고속도로와 지방도 등이 폐쇄됐다. 인구 4천800명의 마을 윈덤에서는 32㎜의 비가 더 내렸고 이 지역 디모인강이 범람했다.
미국 다른 지역에서는 폭염이 계속됐다.
미국 기상청(NWS)은 미국 전역에서 약 1천500만명이 폭염 경보, 9천만명이 폭염 주의보의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환자도 크게 늘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북동부 뉴잉글랜드 지역에서는 지난 20일 병원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가 인구 10만명당 833명을 기록했다. 지난 17일(인구 10만명당 57명)과 비교하면 불과 며칠 새 크게 늘어난 것이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도 지난 19일 응급실을 찾은 온열질환자가 인구 10만명당 628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NYT는 전했다.
“중미 일부 국가에선 폭우·홍수로 수십명 사망”
중미 일부 국가에서는 폭우로 수십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엘살바도르에서는 계속되는 폭우로 강이 범람하고 산사태가 일어났으며 주택이 파괴됐다. 엘살바도르 당국은 지난 21일 기준으로 최소 19명이 폭우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과테말라에서는 홍수로 10명이 사망하고 1만1천명이 대피했으며 온두라스에서도 1명이 숨지고 1천200명이 대피했다.
멕시코에서는 열대성 폭풍인 ‘알베르토’의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최소 4명이 숨졌다.
유럽은 폭우·폭염·산불 피해…전력 과부하로 정전도
유럽에서도 폭우와 폭염, 산불 피해가 잇따랐다.
스위스 남서부에서는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해 3명이 실종됐다.
스위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1일 그리종주의 고산지대인 메솔치나 계곡에 124㎜의 비가 쏟아졌다. 한 시간에 63㎜의 많은 비가 내렸으며 이 정도의 집중 호우는 30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한다고 스위스 기상청은 전했다.
그리종주 소터 마을에서는 주택 3채와 차량 3대가 급류에 휩쓸려갔으며 발레주에서는 21일부터 내린 폭우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 230명이 대피했다.
그리스는 수일째 이어지는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그리스 전역에서 산불 70여건이 발생했으며 강풍과 높은 기온으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폭염이 덮친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해안지역에서는 전력 과부하로 한때 대규모 정전까지 발생했다.
지난 21일 이 지역 기온이 섭씨 40도까지 치솟으면서 전력 소비가 급격히 증가한 데다 더위로 인한 과부하가 걸려 정전이 발생했다고 CNN 방송이 전했다.
정전으로 보스니아 수도인 사라예보 등에서는 신호등이 고장 났고,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서는 물 펌프가 가동을 멈췄다.
이들 4개국 전기 공급업체들에 따르면 전기 공급은 정전 발생 당일 대부분 복구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