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정신 불안정” 비난하며 트럼프의 위험성 부각
11월 대선을 앞두고 재선 도전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언론이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을 다시 이끌기에 얼마나 위험한 인물인지를 부각하는 데 선거운동의 중점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성폭행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범죄자와 인종차별주의자로 칭하고, 그가 2020년 대선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해 정신이 불안정해졌다(unhinged)고 공격하고 있다.
이를 두고 CNN은 오늘 최근들어 현직 대통령이 자신의 도전자에게 가한 가장 혹독한 묘사 중 하나라고 평가하고서 “바이든이 트럼프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공격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두 번의 탄핵 재판을 받고, ‘성추문 입막음 돈’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데다, 지난 대선 패배를 뒤집으려고 하는 등 공격받을만한 소재를 바이든 대통령에게 충분히 제공했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CNN은 “하지만 바이든의 전략은 자신이 기대했던 것보다 한참 부진한 재선 도전에 관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위협은 첫 임기 때보다 두 번째 임기 때 더 클 것”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 유권자층에서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11월 선거에서 이기는 데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데다 최근에는 선거자금에서도 우위를 내준 상황이기 때문이다.
CNN은 이제 선거까지 5개월도 남지 않은 가운데 바이든 캠프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부각하는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트럼프가 가하는 위협은 그의 첫 임기 때보다 두 번째 임기 때 더 클 것”이라는 경고를 반복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일 코네티컷주에서 열린 모금 행사에서 “그는 2016년에 선출된 트럼프가 아니다”라며 “그가 2020년에 패배했을 때 그의 내면에서 무엇인가가 무너졌다(snapped). 그는 패배를 받아들일 수 없으며 그게 그를 말 그대로 미치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 같은 바이든 대통령의 메시지 전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재임 때보다 더 위험하고 극단적으로 변했고, 자기 집착도 더 심해졌음을 보여주는 데 있으며 바이든 캠프가 수개월간의 여론조사와 인터뷰, 광고 등을 통해 이 메시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이 메시지는 2020년 대선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했으나 이후 거리가 멀어진 유권자들뿐만 아니라 민주와 공화 양당을 싫어하는 무당층도 겨냥하고 있다.
지지도가 낮은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국정 운영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미국인이 많은 상황에서 투표할 생각이 없는 유권자들에게 ‘트럼프는 여러분이 인식한 것보다 심하다’고 설득하려 한다고 WP는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내용의 광고를 했으나 이번에는 네거티브 공세를 훨씬 더 많이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WP는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