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지난달 방중 때 미리 알렸을 것”

러시아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북한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조약’ 체결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아시아 확장과 관련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싱크탱크 러시아전략연구소(RISS)의 로만 로보프 선임 전문가는 21일(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북러 조약이 미국·한국·일본의 협력 강화와 한반도 내 미국 영향력 확대에 대한 대응으로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북한·베트남 순방 결산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에 블록이 형성되고 나토가 이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어 러시아 등 역내 국가들에 위협을 준다며 “우리는 이에 대응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중국·현대아시아연구소의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선임연구원도 한미일 삼각 협력을 ‘아시아 나토’ 창설 움직임으로 봤다.

아스몰로프는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하기 전날인 지난 18일 타스통신에 북러가 최고 수준의 조약을 체결할 예정이라며 “이는 아시아 나토 창설을 향한 미국, 일본, 한국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그는 20일 ‘국제문제’ 저널 기고문에서도 “아시아 나토 형성은 북한과 러시아가 위협적이라는 추론으로 정당화됐지만, 결과적으로 이는 자기실현적 예언이 됐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북한과 조약을 체결하기 전 중국과 미리 논의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중국·현대아시아연구소 알렉산드라 주예바 연구원은 21일 러시아 매체 베도모스티에 “푸틴 대통령이 5월 중순(16∼17일) 중국을 방문했기 때문에 북러 간 합의는 중국에 놀라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실리 카신 모스크바 고등경제대학교 통합 유럽·국제연구소장도 푸틴 대통령이 중국 국빈 방문 중 북러 조약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데 동의했다.

그에 따르면 중국은 강력한 제재 압력을 받지 않고 한국·일본과 적극적인 외교를 유지하고 있어 잃을 게 많아 행동이 조심스럽다. 그러나 러시아는 한국과 일부 접촉을 유지하면서도 북한과 좀 더 자유롭게 협력할 수 있다며 “현재 중국과 러시아 사이에는 일종의 역할 분담이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푸틴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에서 ‘침공받았을 때 상호 군사적 원조’ 조항이 포함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두 국가 간의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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