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서 안보보좌관 지낸 오브라이언, 기고문서 주장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핵심 참모가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국방비 지출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늘(19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 잡지 7-8월호 기고문에서 특정 국명은 거론하지 않은 채 이같이 주장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대만은 연간 약 190억 달러(약 26조원)의 방위 지출을 하는데, 이 금액은 대만 국내총생산(GDP)의 3% 미만”이라며 “이 액수는 대부분의 미국 동맹국 및 파트너들보다 낫지만, 여전히 너무 적다”고 썼다.
그러면서 오브라이언은 “점점 더 위험해지는 이 지역의 다른 나라들도 (자국 방어에) 지출을 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 차기 행정부는 미국의 (대만에 대한) 지속적인 안보 공약에는 대만이 방위 지출을 더 많이 하고, 징병제를 확대하는 등의 다른 조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수반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고 썼다.
또한 오브라이언은 “미국 의회가 이스라엘에 오랫동안 제공해 온 보조금, 차관, 무기 공급 등을 인도네시아, 필리핀, 베트남 군대에 제공함으로써 그 나라들의 무력 증강을 지원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와 더불어 미국 항공모함 한 척을 대서양에서 태평양 지역으로 이동하고, 해병대 전체를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오브라이언은 덧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을 경시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
이어 “태평양에 있는 미군 기지들은 종종 적절한 미사일방어(적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와, 전투기에 대한 보호가 부족한데, 이것은 국방부가 자원을 다른 곳으로부터 빠르게 이동시킴으로써 해결해야 할 부끄러운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오브라이언은 “미국은 중국과 열린 통신선을 유지해야 하지만 호주, 일본, 필리핀, 한국과 같은 동맹국, 싱가포르와 같은 전통적인 파트너, 그리고 인도네시아, 베트남과 같은 신흥 파트너 국가들에 대한 ‘태평양 외교’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판론자들은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이 자국 방어에 더 많은 기여를 해야한다는 트럼프의 요구를 걱정한다고 지적하지만 내가 역내 당국자들과 논의해보니 그들은 동맹이 양방향 관계가 되어야 할 필요성에 대해 트럼프가 담백하게 말하는 것을 더 환영하고, 그의 접근 방식이 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오브라이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동맹을 경시한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더 효율적인 (미국) 군대만으로는 중국-러시아-이란을 주저앉히고 억제하는데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자유 국가들의 강력한 동맹이 필요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재집권시)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 때는 첫 임기 때와 마찬가지로 동맹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비판론자들은 종종 트럼프가 전통적인 동맹에 적대적이라고 했지만, 실제로 그는 대부분의 동맹을 강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트럼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 단 한 차례의 (인원 및 장비 등의) 배치도 취소하거나 연기하지 않았다”며 “나토 회원국 정부에 국방비를 더 쓰라고 그가 압박한 것은 나토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부연했다.
오브라이언은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를 겨냥, “현실 세계의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좋은 관계를 만드는 것보다,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와 같은 가공의 추상적 개념을 수호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바이든 행정부가 세계 각지에서 탄압받는 반체제 인사들에게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9년 9월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종료시까지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맡았던 오브라이언은 트럼프 재집권시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다시 기용되거나 국무장관 또는 국방장관으로 중용될 것이라는 예상이 워싱턴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