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에 중국 스파이 주의보…인사 보안 심사 강화

미국 정부가 중국 스파이 관련 경고음을 키우자 실리콘밸리 주요 기업들이 인사 보안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미국에서 구글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과 오픈AI와 같은 첨단 분야 유명 스타트업들이 채용 등을 할 때 검증을 더 엄격히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 정보기관이 주요 기업 직원들을 포섭해서 지적 재산과 데이터를 빼내려고 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세쿼이아 캐피털 등 대형 벤처 캐피털들은 미 IT 개발자들이 외국 정보기관의 표적이 되고 있다는 경고를 들은 뒤 투자 기업들에 인사 검증 강화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쿼이아 캐피털은 일론 머스크의 xAI를 포함해 수십 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미 방산 분야 AI 기업인 팔란티어의 알렉스 카프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스파이 문제는 특히 기업 소프트웨어, 거대언어모델(LLM), 무기 체계 등 분야의 IT 업체들에는 중대하다고 말했다.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작년 11월 미 주도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 국가들의 동료들과 함께 실리콘밸리에서 공개 행사를 개최하고 중국의 전례 없는 위협에 맞서라고 촉구했다.

또, 미 국방부 입찰에 참여하는 기업들은 중국 스파이 위협과 관련해서 조사 범위와 규모를 확대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미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 정보기관의 위협은 현실이며, 지속적이라고 말했다.

중국 스파이 관련 사건은 특히 지난 몇 년간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검찰은 지난 3월 중국 회사 두 곳과 비밀리에 협력하며 인공지능(AI) 영업비밀을 훔친 혐의로 전 구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기소했다.

미국은 테슬라, 마이크론, 모토로라도 지난 5년간 중국에 지식재산권을 심각하게 도난당했다고 말한다고 FT가 전했다.

전 FBI 방첩 책임자인 빌 프리스탭은 외국 정보기관이 미국 기업의 직원들을 이용해서 자산을 훔치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기업들은 직원을 뽑을 때 취약점 여부를 파악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특정 국가와 연결고리가 있는 것만으로도 이용당하기 쉽다는 뜻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FT는 중국 스파이 위협과 관련해서 기업에 전략적 정보를 제공하는 민간 기업도 등장했다고 전했다.

전략 정보 스타트업인 ‘스트라이더 테크놀로지스’는 직원이 다른 국가 정보기관의 타깃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스트라이더의 그렉 르벡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같은 나라들이 가장 먼저 타깃으로 삼는 양자 컴퓨팅, AI 등 새로운 기술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우리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례가 늘었다”고 말했다.

스트라이더는 AI를 이용해서 외국 정보기관이 대상 기업이나 직원들을 끌어들이는 방법에 관한 자료를 모은다.

가령 스트라이더는 중국의 해외 인재 유치 사업인 ‘천인계획'(千人計劃)을 추적한다. 중국은 군사·경제 목표 달성을 위해 이 사업을 통해 외국에 있는 과학자와 교수를 모집하고 기술을 훔치도록 장려한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기업들은 스트라이더의 프로그램에 걸린 직원들을 대상으로 가족이나 해외 금융거래 관련 실사, 여행 이력 조사 등을 추가로 할 수 있다.

르벡 CEO는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 전반에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모두가 표적이 되고 있다. 지정학적 전투가 진행 중이고 산업계는 최전방이다”라고 말했다.

맥매스터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예전엔 국가 안보와 관련한 연구개발(R&D) 대부분이 정부 사업이었지만 이제는 민간에서 맡아서 하다 보니 중국이 보기엔 아주 좋은 타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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