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살기식’ 전쟁으로 대선 몰아 가는 트럼프 책사
“우리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까? 이 전쟁은 정치적 ‘사투'(war to the knife)입니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극우 성향 정책 구상과 선거 전략 등을 공급하는 ‘책사’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 전략가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보수단체 ‘터닝포인트액션’ 행사에서 한 말이다.
미 CNN 방송은 배넌이 이 행사에서 전쟁 용어를 사용하면서 정부를 다시 구성하고 연방수사국(FBI)를 완전히 해체하겠다고 약속하는 등 미 대선을 ‘죽기 살기식’ 전쟁으로 몰고 가려는 듯 했다고 18일 보도했다.
배넌은 이 자리에서 오는 11월 5일 대선일을 ‘침공일'(the D-Day invasion)이라고 부르면서 환호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스스로를 쓰러진 병사의 자리를 채우고 있다고 생각해보라고 부추겼다.
그는 연설 말미에는 “2024년에 모든 것을 전장에 맡길 준비가 됐는가. 아주 간단하다. 승리 아니면 죽음(victory or death)”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CNN은 “배넌이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일했고, 이후에도 트럼프에게 영향을 미치기 위해 노력해온 트럼프의 진정한 신봉자라는 걸 고려할 때 그에게서 이런 폭력적인 이미지가 연출됐다는 건 중요하다”고 짚었다.
CNN은 또한 배넌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던 미국-멕시코 장벽 건설과 관련한 기부금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뒤 2021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 사면받았지만, 이와 별개로 의회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은 데 따른 의회 모욕죄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아 다음달 1일부터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고 지적하면서 “배넌 입장에서도 이번 대선은 매우 중요한 선거임이 틀림없다”고 촌평했다.
한편, 배넌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정치 보복도 서슴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는 “우리는 법무부(DOJ)를 숙청할 것이며, FBI를 해체할 것이다. FBI는 미국의 게슈타포이며, FBI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모든 영수증을 확보할 것이며, 법 허용 한도 내에서 조사하고, 기소하고 투옥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적으로 간주되는 사람 모두를 표적으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