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하마스와 연계된 의사·언론인 등 아파트에 일부 인질 억류”

주민들 분노 “상상도 못해…하마스, 민간인 위험에 빠뜨려”

최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구출된 인질은 현지 지역사회 주요 인사의 자택에 억류돼 있었으며 이웃 주민들은 이를 모르고 있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이스라엘군 특수부대는 이달 8일 가자지구 중부 누세이라트 난민촌을 급습해 인질 4명을 구출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인질 일부는 현지 의사 아흐마드 알-자말(73)의 아파트에 갇혀 있었다. 지역 주민들은 알-자말 가족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가까운 사이였다고 전했다.

일반의인 알-자말은 매일 오전에는 누세이라트 난민촌의 공공 진료소에서, 오후에는 작은 개인 진료소에서 일했다. 이곳에서 예배 인도자(이맘)로도 활동했다.

그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들 압둘라(37), 며느리, 손자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 압둘라는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미국에 기반을 둔 친팔레스타인 뉴스 웹사이트 ‘팔레스타인 크로니클’에 기고하고, 하마스 운영 뉴스통신사인 ‘팔레스타인 나우’에서도 일했다. 가자지구 노동부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알-자말과 그의 아들 부부는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출 작전 과정에서 사망했다.

알-자말의 아파트에서 몇블록 떨어진 다른 가족의 집에도 인질이 억류돼 있었다. 아부 나르로 불리는 이 가족도 하마스와 연계돼 있었다고 한다.

이 가족의 집에 갇혀 있던 인질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 때 음악 축제장에 있다가 끌려간 노아 아르가마니(25)였다.

당시 아르가마니가 절망에 빠져 울부짖으며 하마스 대원의 오토바이 뒷좌석에 실려 끌려가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 그는 인질들의 고통을 대변하는 인물이 됐다.

아부 나르 가족도 이스라엘군의 인질 구출 작전 때 죽었다.

이스라엘군은 인질들을 지키고 있던 하마스 무장대원들을 제거했지만, 알-자말 가족과 아부 나르 가족을 살해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그러나 일부 주민은 좁고 사람이 많은 누세이라트 난민촌에 인질들을 억류해 하마스가 민간인들을 위험에 빠뜨렸다고 분노했다고 WSJ은 전했다.

하마스가 인질들을 땅굴에 가두거나 종전 협상의 일환으로 이스라엘로 돌려보냈어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누세이라트 난민촌에서 지내는 무스타파 무함마드(36)는 “이웃집에 인질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다른 피란처를 찾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토박이인 알리 브키트는 알-자말 가족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 연루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그들이 자택에 인질을 억류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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