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임대료 다시 ‘들썩’…인플레와 싸움에 타격 줄 수도
최근 수년간 급격한 상승 이후 오름세가 둔화하거나 하락한 주택 임대료가 다시 들썩이고 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현상)과의 싸움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지난 1년 이상 아파트 신규 공급이 넘치면서 주택 임대료는 억제됐다. 지난해에는 공실률도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수개 월 동안 아파트에서 나가는 세입자는 예전처럼 많지 않으며, 이용할 수 있는 물건들도 빠르게 임대되고 있다.
워싱턴 D.C. 및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와 같은 미국 북동부와 중서부 여러 도시의 임대료는 올해 상승하고 있다.
전문가 대부분이 올해 주거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일부 아파트 소유주는 최악의 임대료 침체는 이미 지났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부동산 중개 웹사이트인 아파트먼트 리스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이고르 포포프는 “임대 수요는 확실히 회복되고 있다”며 “바닥은 지났다”라고 말했다.
일자리의 강한 증가세는 임대인들에게 가격 결정권을 쥐게 하면서 임대료 인상에 한몫하기도 했다.
관련 상장 기업들의 최근 실적 발표에 따르면 대형 임대주들은 임대차 계약 갱신 때 약 4% 이상 인상하고 있다. 이는 최근 일반적인 물가 상승보다 높은 수준이다.
해안가의 일부 고급 주택의 경우 임차인에게 7% 가까운 인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투자회사들은 다시 대규모 아파트 포트폴리오를 매수하고 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최근 해안가에 고가 건물들을 보유한 아파트먼트 인컴 리츠(Apartment Income REIT)에 100억 달러(13조8천억 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이러한 임대료 상승은 인플레이션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어려움을 줄 수 있다.
미국 노동부 데이터로 보면 지난달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더 냉각됐지만, 더 많은 아파트 소유자가 임대료를 올릴 가능성은 다른 부문의 가격 인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임대료 측정 지표인 주거 인플레이션은 5월에 연율 5.4%로 여전히 뜨거웠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주택 임대료에 우려하는 모습이다.
그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에서 “주택 상황은 복잡하다”며 “주택 시장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인플레이션을 둔화해 금리를 낮추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바닥에서 반등했음에도 대부분의 전문가는 올해 전국적으로 큰 폭의 임대료 인상이 재개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상업용 부동산 중개업체인 뉴마크는 올해 전국적으로 신규 임대차 계약에 따른 임대료가 2%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는데, 이는 팬데믹 기간의 두 자릿수 상승률보다는 훨씬 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