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라이언 前안보보좌관, 포린어페어스 기고…”美해병 전원 태평양 주둔해야”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재집권에 성공하면 중국과의 경제관계를 전면적으로 끊어내고, 미국이 30여년간 중단해온 핵실험을 재개해야 한다는 초강경 정책 제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외교안보 고위 참모에게서 나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트럼프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격월간 외교전문잡지 ‘포린 어페어스’에 게재될 ‘힘을 통한 평화의 귀환’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기고문에서 “중국이 미국의 경제력과 군사력을 약화하려 한다면 미국은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실제로 양국 경제를 디커플링(분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약한)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의 관세는 첫 단계일 뿐이며, 그다음에는 중국을 상대로 활용할 수 있는 모든 기술 및 기타 조치에 대해 더욱 강력한 수출 통제가 뒤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약점과 실패로 인한 난국은 트럼프식의 힘을 통한 평화 회복을 갈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초강경 대외노선 피력…국무장관·국방장관 등 중책 기용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또 미국이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베트남의 군사력 확장을 도와야 하며, 대만에 대한 군사 지원을 늘리고 미사일 및 전투기를 통한 역내 방어력을 증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임무에서 벗어나 17만7천명에 달하는 해병대 전원을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미군 배치의 완전한 방향 전환을 촉구했다.
아울러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1992년 자체 금지한 지하 핵실험을 재개해 핵무기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선의의 군축 회담을 계속 거부한다면 우라늄-235와 플루토늄-239 생산을 재개해야 한다”고 기고문에 적었다. 두 원료는 농축을 통해 핵무기 연료로 쓰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살상을 종식하고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는 협상에서 합의를 보고 싶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은 유럽의 재정 지원을 받아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을 이어가는 동시에 러시아가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균형을 맞추지 못하도록 하면서 외교의 문을 열어두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초강경 외교 정책 제안을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대로 이행한다는 보장이 없고, 해당 기고문이 트럼프 전 행정부 관료나 보수적인 싱크탱크 출신이 쓴 일련의 글 중 최근에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지만, 트럼프 재집권 시 그의 복귀 전망이나 과거 행정부내 그의 역할을 고려하면 이번 기고문에 무게가 실린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은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정기적으로 접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최근 몇달 동안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는 한편 이라크나 시리아에서 미군이 공격받은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응을 비판하는 등 공개 석상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미 정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하면 그가 재차 국가안보보좌관을 맡거나 국무장관이나 국방장관에 기용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트럼프 행정부에서 정부 자문역으로 활동한 크리스천 휘튼은 오브라이언 전 보좌관이 트럼프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수지 와일스에게 기고문 사본을 전달했으며, 와일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이를 보여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