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원장 연임 ‘청신호’…”회원국들 지지 확인”(종합)

European Commission President Ursula von der Leyen attends a European Union leaders informal summit in Brussels, Belgium June 17, 2024. REUTERS/Johanna Geron

변화보다는 연속성을 선택

유럽연합(EU) 정상들이 17일(현지시간)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의 연임을 추인할 계획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 2019년 EU 전신인 1957년 유럽경제공동체(EEC) 출범 이래 첫 여성 행정부 수반이 됐던 그는 연임 확정시 또 한 번 역사에 남을 만한 기록을 세우게 된다.

FT는 유럽 외교관들과 당국자들을 인용해 EU 27개국 정상들이 이날 저녁 벨기에 브뤼셀에서 비공개 만찬을 하고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연임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관련 사안에 정통한 한 EU 고위 외교관은 “아무도 다른 결과에 대해서 논의하고 있지 않다”며 “그녀를 위해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EU 고위 외교관은 “모두가 (17일) 이번 만찬을 통해 명확한 메시지를 보내기를 원한다”며 “최종 결정이 어떻게 내려질지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EU 집행위원장을 포함한 EU 지도부 구성 권한은 EU 27개국 정상들로 구성된 이사회에 있다. 다만 EU 기본법 격인 리스본 조약은 ‘집행위원장 지명 시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고려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결하려면 과반의 찬성이 필요

이에 EU는 조약의 취지를 반영하기 위해 2014년 유럽의회 선거에서 1위를 차지한 정치그룹(교섭단체) 대표 후보를 차기 집행위원장 후보로 우선 고려하는 슈피첸칸디다트(Spitzenkandidat·선도 후보) 제도를 도입했다.

EU 정상들은 이날 만찬 뒤 27~28일로 예정된 공식 정상회의에서 위원장 임명과 관련한 최종 합의를 할 계획이다. 그 뒤 다음 달 셋째 주 유럽의회에서 임명안이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임명안 가결을 위해선 의회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다.

지난 6~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의 약진에도 EPP를 비롯한 중도 주류파 정치그룹들이 과반을 유지해 연임이 추인될 경우 표결 절차도 비교적 무난하게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EU 정상들이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에게 힘을 싣기로 한 것은 현재 유럽이 처한 대내외 환경의 불안정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트럼프가 승리할 경우를 대비한 연임필요성

FT는 “EU 지도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과의 긴장, 주요국의 정치적 불확실성 속에서 유럽 국가들이 변화보다는 연속성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미국과 EU 관계의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점 등을 들어 연임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EU내 가장 영향력 있는 3대 주요국인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정상들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연임에 대한 암묵적 수용 의사를 피력했다고 FT는 전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이날 만찬에 앞서 집행위원장 자리에 대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당초 대안을 검토했으나 자국 조기 총선 여파로 EU의 안정을 선호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독일 연립정부와 이념적으로 상충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며 유럽의회 내 영향력을 크게 확대한 극우 성향의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역시 “EPP가 위원장을 제안한 권리”가 있다고 믿는다고 언급하며 연임에 힘을 실었다.

다만 숄츠 총리를 비롯한 진보좌파 진영에서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극우세력과 연정을 꾸릴 경우 지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 중도우파 기독민주당(CDU) 소속인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숄츠 총리가 이끄는 독일 연립정부와 이념적으로 상충한다. 독일 국방장관 시절 장비 부족을 숨기려고 빗자루에 페인트를 칠해 기관총을 대체한 사실이 드러나는 등 직무 능력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아 자국 지지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날 EU 정상들의 비공개 만찬에서는 집행위원장 외에 EU 주요 직 인선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국자들은 안토니우 코스타 전 포르투갈 총리가 차기 정상회의 상임의장 후보로, 카야 칼라스 에스토니아 총리가 외교안보 고위대표 후보로 유력하다고 FT에 전했다.

이들의 지명은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연임만큼 확실하지는 않다고 당국자들은 덧붙였다.

한때 차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으로 언급된 칼라스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에스토니아의 전폭적 지원을 이끌고 있다. 다만 옛 소련 시절 건립된 기념물 철거를 주장하다가 러시아 당국에 지명수배될 만큼 강경한 입장이 유럽 전체의 견해를 대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이밖에 회원국 정상들이 아닌 유럽의회가 결정하는 유럽의회 의장은 몰타 출신 로베르타 메촐라 현 의장이 연임을 노리고 있다.

EU 정상들은 유럽의회 선거 패배 이후 마크롱 대통령의 의회 해산으로 실시되는 프랑스 조기 총선과 이 선거 결과가 EU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국방비 지출과 ‘그린딜'(green deal) 등 친환경 정책도 이날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망했다.

연합뉴스

0
0

TOP 10 NEWS TODAY

오늘 가장 많이 본 뉴스

LATEST TODAY NEWS

오늘의 최신 뉴스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시니어 생활

오피니언 Hot Poll

청취자가 참여하는 뉴스, 당신의 선택은?

최신 뉴스

거대한 콘크리트 산’된 방콕 30층 빌딩…실종자 가족은 눈물만

미얀마 강진에 공사중 건물 무너져 수십명 매몰…"기적 바라며 기도" 29일 오후(현지시간) 태국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방콕 명소 짜뚜짝 시장 주변 ...

“4·2 상호관세 앞둔 트럼프, 참모들에 ‘더 세게 나가라’ 압박”

워싱턴포스트 보도…"모든 수입품에 부과 '보편관세'도 만지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2일(현지시간) 각국 대미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책정할 '상호관세' ...

정국 ‘세븐’, 美매체 선정 ‘최고 K팝-랩 협업곡 15선’ 1위

BTS 5곡·블핑 3곡…지드래곤·싸이·트와이스도 명단에 그룹 방탄소년단(BTS) 정국과 여성 래퍼 라토의 히트곡 '세븐'(Seven)이 미국 매체가 선정한 '최고의 K팝-랩 협업곡'으로 꼽혔다. 정국의 ...

경북 ‘산불사태’ 인명피해 75명으로 늘어…산청 진화율 99%

산림 4만8천㏊ 피해 영향…여의도 면적 166배 주택·농업시설 등 4천800곳 피해…미귀가 이재민 6천800명 최악의 '산불 사태'로 인한 인명피해가 75명으로 늘어났다. [연관기사] ...

채소만 먹으면 오히려 대장암 증가?…잘못 알면 ‘독’ 되는 암 예방 수칙

대장암·폐암·유방암·위암 순으로 발병률 높아 “초기 증상 없는 암, 건강 점검표 만들어 보세요” 한국 암 환자는 약 259만 명(2023년 1월 기준)에 ...

전라 노출·베드신.. ‘리얼’, 8년전 설리가 뒤집어 쓴 논란의 비하인드

'리얼'은 최악의 한국 영화를 꼽을 때마다 빠지지 않는 영화 가수 겸 배우 고(故) 설리의 유족 측이 영화 '리얼' 촬영 당시 ...

셋이서 3000만원?..빽가 “코요태, 기부했는데 악플..상처”

코요태 멤버 빽가가 산불 피해 지원 기부 후 악플을 받았다고 고백 코요태 멤버 빽가가 산불 피해 지원 기부 후 악플을 ...

지드래곤, 역대급 지각 콘서트..야유 속 73분 지연에도 사과없어

지드래곤(GD, 본명 권지용)이 지각 콘서트의 끝판왕 보이 그룹 빅뱅(BIGBANG) 멤버 지드래곤(GD, 본명 권지용)이 지각 콘서트의 끝판왕을 자처했다. 지드래곤은 29일(이하 한국시간) ...

승객이 휴대폰 잃어버리자 비행기 돌린 이유는…”리튬 배터리 우려”

휴대폰 못 찾자 2시간 만에 출발지로 회항"좌석 틈에 끼어 압력 가해지면 화재 위험" 프랑스에서 비행기에 탄 승객이 휴대전화를 찾지 못하자 ...

“즉각 파면” “탄핵 무효”,주말 도심 곳곳 대규모 탄핵 찬반 집회

"윤석열 즉각 파면!" "탄핵 무효! 이재명 구속!"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선고가 4월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말인 29일 서울 ...

민심 타들어 가는데 여야 여전히 산불 예비비 두고 ‘숫자 공방’

與 "예비비 삭감에 손발 묶여" 비판에이재명 "국민 상대로 거짓말" 반박산불 대응 '가용 예산' 놓고 여야 공방여당은 "추경 때 예비비 2조 ...

내각총탄핵’은 내란음모, 이재명·김어준·野 초선 고발

"실행하면 내란죄, 협박 자체가 내란음모"與, 우 의장 향해서도 "탄핵정당 의장이냐"조국혁신당은 '한덕수 재탄핵안' 공개"한 대행, 면죄부 아니라 집행유예 처분"野 "尹 대신 ...

미얀마강진,교민·한국인 관광객 아직 피해 없어

정부는 29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인한 한국인 인명 피해는 아직까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미얀마 강진에 따른 한국인 피해 ...

미얀마 군정 “강진 사망자 1644명으로 늘어”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1644명으로 증가했다. 미얀마 군부는 29일(현지 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사망자가 1644명으로 집계됐다”며 “피해 ...

“얼마나 더 멍청해지려고”…힐러리 클린턴, 트럼프 정부 직격

NYT 기고서 "하드파워도, 소프트파워도 아닌 '멍청한 파워' 접근" "트럼프, 적국 아닌 '워크'와 싸우는 중…국가안보 걸고 도박하고 있어" 2016년 미국 대선에서 ...

밀착하는 새로운 ‘악의 축’ CRINK…우크라 종전 여부에 갈림길

북·중·러·이란, 전쟁 계기 '4각 결속' 강화하며 美 위협 휴전협상 타결되면 원심력 작용 관측…결렬시 더 뭉칠듯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 ...

“불법 이민자 대신 아이들을 일터로” 플로리다 아동노동법 개정 추진

디샌티스 주지사, 이민자 단속 후 심화된 노동력 부족 해소 위해 14세 청소년 야간근무 허용 추진... 아동 노동 착취 우려 확산 ...

DOGE 삭감, 오히려 미국 적자 ‘대폭 증가’ 가능성 높아

머스크 주도 정부 효율성 개선 계획, 세수 감소와 부실한 절감 성과로 역효과 우려 정부 효율성부(DOGE)가 추진하는 연방 기관 예산 삭감과 ...

소란스럽다고 11살 학생입에 테이프를 붙인 엽기적인 사건..

"우리 아이가 큰 상처 받았습니다" - 피해 학생 아버지 분노 파사데나 블레어 중학교에서 발생한 충격적인 사건으로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있습니다. 지난 ...

덴마크, 벤부통령 맹폭에 “말투 부적절…그린란드 협력은 용의”

"美주둔 확대 논의할 수 있어" 2차대전 당시 美기지 17곳…현재는 1개 덴마크가 자치령 그린란드를 방문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을 향해 불쾌감을 ...

군기밀 유출 특종기자 “트럼프 거짓말에 다 까발리기로 결심”

시그널 게이트' 터뜨린 골드버그 "트럼프가 보도 내용 '거짓'으로 몰아가" "당초 전문 공개 안하려다 마음 바꿔"…'세기의 특종' '저널리즘적 쿠데타' 평가도 도널드 ...

Citizens’ Rights Under Siege in LA: Noise Pollution’s Relentless Terror

Quality of Life Ignored Under the Guise of Public Safety, While International Cities Already Have Solutions Los Angeles (LA) is ...

트럼프, 판결에 불만 표출하며 연방 판사 탄핵 요구

사법부와 행정부 간 권력 갈등 심화... 공화당, 판사들의 전국적 명령 제한 법안 추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판결을 ...

무너지는 캘리포니아 진보 정책… “자녀 성별 정체성, 부모에게 비밀” 논란

미 연방정부, 부모 권리 침해 혐의로 캘리포니아 교육청 조사 착수 미국 연방정부가 학생의 성별 정체성 관련 정보를 부모에게 알리지 않도록 ...

조코비치, 20년 연속 ATP 투어 대회 결승 진출 타이기록

노바크 조코비치(5위·세르비아)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오픈(총상금 919만3천540달러)에서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조코비치는 2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대회 10일째 단식 4강전에서 ...

민주당, UNRWA 자금 지원 복원 법안 발의

"가자 지구 인도적 위기 해결 위해 필수적" vs "하마스 연계 의혹" 논란 격화 미국 민주당 의원들이 논란 속에 있는 유엔 ...

잃어버린 LA 시민의 권리: 소음 공해의 무분별한 테러

공공안전이라는 미명 아래 무시되는 도시민의 삶의 질, 해외 도시들은 이미 대안 마련 로스앤젤레스(LA)는 미국의 대표적인 대도시로, 화려한 문화와 경제적 기회가 ...

트럼프 행정부와의 갈등 속 콜롬비아대 암스트롱 임시 총장 전격 사임

연방 지원금 4억 달러 철회 압박에 굴복... 이사회 공동의장 십맨 후임 지명 콜롬비아 대학교의 임시 총장 카트리나 암스트롱이 트럼프 행정부와의 ...

“언제 너 안고 잠들 수 있어” 김수현 문자 공개…유족 측 “故김새론, 당시 17세였다”

고(故) 김새론 유족이 기자회견을 통해 김새론과 김수현이 2016년 나눈 대화를 공개했다. 유족 측은 "미성년자 때 사귄 것이 맞다"며 김새론과의 관계에 ...

챗GPT ‘지브리 스타일’ 폭발적 인기에 “서버 녹을 정도”…’저작권 침해’ 우려도

오픈AI "서버 부하로 사용 일시 제한"지브리와 저작권 계약 명확하지 않아일부 지브리 팬들은 오픈AI 고소도 미국 인공지능(AI) 업체 오픈AI가 이번 주 ...

경제 • IT

칼럼 • 오피니언

국제

한국

LIFESTYLE

K-NOW

K-NEWS

K-BI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