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전투원 은폐하는 가시덤불 태워 시야 확보 목적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이스라엘군이 중세 시대 무기인 투석기까지 동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이 레바논과의 국경에서 투석기를 사용해 불이 붙은 물체를 콘크리트 장벽 너머로 투척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이스라엘군은 투석기 사용을 확인하면서 헤즈볼라 전투원들이 은폐물로 활용하는 가시덤불을 태워 시야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투석기는 몇 달 전 이스라엘 북부에 주둔한 이스라엘군 부대에서 예비군들에 의해 처음 제작됐으며, 공식 지시에 따른 것은 아니라고 한 이스라엘 예비군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몇개월 간 헤즈볼라와 싸우면서 수십년이 지난 전투 기술을 활용해왔다.
헤즈볼라가 쏜 유도무기를 우회시키기 위해 레바논과의 국경 지대에서 주기적으로 위성항법장치(GPS) 신호를 교란하면서 정작 이스라엘군은 GPS 없이 지도를 사용하거나, ‘참호 파기’ 같은 구식 방어 기법이 나오는 1950년대 매뉴얼을 다시 제작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공방이 가열되면서 산불 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달 초 헤즈볼라의 드론 및 미사일 공격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대형 산불을 진압하는 데 며칠이 걸리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고위급 헤즈볼라 지휘관 탈레브 사미 압둘라(55)가 숨지면서 전면전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헤즈볼라는 12일 열린 압둘라의 장례식에서 보복을 다짐한 뒤 13일까지 이틀에 걸쳐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과 드론 공격을 무더기로 퍼부었다.
전면전 확대될라’ 바이든, 내주 이스라엘에 특사 파견
대선을 채 5개월도 남겨놓지 않은 미국 역시 양측의 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할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8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자전쟁의 휴전안을 성사시키려 이스라엘과 하마스를 압박하는 와중에 또 다른 전쟁이 발발하면 중동 전체가 통제 불능 상태로 빠져들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조제프 아운 레바논 육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과 긴장 고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1일 2년여 만에 미 국방부를 방문했고, 같은 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긴장 완화를 주문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는 17일 아모스 호치스타인 미 백악관 중동문제 보좌관을 이스라엘에 특사로 보낼 예정이라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호치스타인 보좌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갈란트 장관을 만나 헤즈볼라와의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방문해 레바논 당국자들과 회담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