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오늘 최근 물가지표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2%로 안정적으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을 강화하기 위해선 좀 더 좋은 지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한 뒤 연 기자회견에서 “가장 최근 물가 지표가 올해 초보다 긍정적이었고 물가 목표를 향한 완만한 진전이 추가로 있었다”라고 평가한 뒤 이처럼 말했다.

연준은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안정적으로 둔화되고 있음을 확신할 때까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되풀이해 강조해왔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물가 지표가 비록 긍정적인 진전을 보였지만, 아직은 금리인하에 나서도 될 만큼 확신을 주는 수준은 아니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

이날 회견에선 같은 날 FOMC 결과 발표에 앞서 공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경제전망에 충분히 반영됐는지에 관심이 쏠렸다.

미 노동부는 이날 5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3%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는 4월 상승률(3.4%) 대비 둔화한 수치다.

파월 의장은 5월 CPI 결과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2% 물가 목표로 안정적으로 향한다는) 확신을 쌓는 데 있어서 오늘 보고서는 진전이 있었다고 본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FOMC 위원들이 5월 CPI 결과를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에 반영했는지에 대해선 “오늘 아침 관련 보고를 받았고 사람들은 변경할지 말지를 고려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어떤 사람은 반영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일반적으로 (단 하루 만에) 반영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5월 CPI 지표가 이날 공개된 연준의 경제전망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SEP)에서 올해 연말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 전망치를 3월 전망 때보다 0.2%포인트 상향한 2.8%로 제시했다.

이는 4월 근원 PCE 가격지수 상승률(2.8%)과 동일한 수준으로, 이날 회견에서 일부 기자는 연준이 연말까지 인플레이션이 추가로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이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노동시장 과열에 대해선 충분하지는 않지만 진정돼

파월 의장은 이에 대해 “작년 하반기 물가 지표가 매우 낮게 나왔다”고 언급하며 연간 물가 상승률 산정 시 이 같은 기저효과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늘과 같은 (CPI) 지표가 더 나온다면 당연히 경제전망대로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지표를 환영한다고 말하고 싶고 이런 지표가 추가로 나오길 희망한다”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또 “노동시장 상황이 예상 밖으로 약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기대보다 빨리 둔화한다면 그에 따른 통화정책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을 자극하는 주된 배경이 됐던 노동시장 과열에 대해선 충분하지는 않지만 진정돼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파월 의장은 “광범위한 경제지표들은 현 미국의 노동시장 여건이 팬데믹 직전 우리가 위치했던 지점으로 복귀했음을 보여준다”며 “상대적으로 단단(tight)하지만 과열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고려한 위원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없애진 않겠지만, 금리 인상을 기본 전망으로 고려한 위원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연준은 이날 FOMC 회의 후 기준금리 현행 유지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연내 금리 인하 전망은 기존 3회에서 1회로 크게 축소, 당분간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위원들은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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