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크라이나 아조우연대에 무기지원 금지 해제

2022년 우크라이나 동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3개월간 러시아군의 공세에 맞서 주목받은 아조우연대를 상대로 한 미국의 무기지원 금지가 10여년 만에 풀렸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국무부는 10일 성명을 내고 “철저한 검토 결과 우크라이나 특수부대 아조우 제12연대는 미 국무부가 실시한 ‘레이히 법’ 심사를 통과했다”며 이같은 조치를 밝혔다.

레이히 법은 인권 침해 등을 저지른 외국군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원을 금지하는 법이다.

국무부는 아조우연대에 대해 이 법에서 규정한 침해 사실에 관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무기 지원 금지를 해제한 정확한 시점과 아조우연대에 미국 무기가 이미 전달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고 WP는 전했다.

아조우연대는 2014년 우크라이나 분리 독립을 주장하는 친러 반군에 맞서기 위한 수백명의 민병대로 출발해 이듬해 우크라이나 내무부 산하 국가경비대로 편입돼 정규군의 지위를 얻었다.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022년 2월부터 마리우폴에서 러시아군에 맞서 3개월간 목숨을 걸고 저항해 주목받았다.

결과적으로는 도시가 함락하면서 생존자들이 투항했지만 그 과정에서 러시아군 장성을 사살하는 등 혁혁한 전과를 올리며 우크라이나의 구국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민병대 결성 초기부터 핵심 인사들과 관련된 극우 인종주의 의혹과 더불어 이들이 과거 친러시아 반군 포로들을 대상으로 고문 등 인권 침해를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아조우연대에 대한 미국 무기 지원을 금지한 상태다.

이러한 의혹에 대해 아조우연대는 관련 의혹이 제기된 조직을 오래전 해체했으며 그 후로 지휘관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반박했다.

우크라이나 당국도 2022년 마리우폴 항전 당시 아조우연대가 미국 무기를 사용하지 못해 방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금지 조치 해제를 촉구해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 브리핑에서 미 국무부의 결정을 “극도로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화는 그들이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인을 손안의 도구로 이용해 러시아를 억압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을 것이며 그러기를 원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심지어 네오나치를 유혹할 준비도 돼 있다”고 지적했다. 아조우연대는 러시아가 테러조직으로 지정한 금지 단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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