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수가 12년 만에 10%나 급감할 정도로 서울의 인구 유출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지만 강남으로의 인구 쏠림은 가속화하고 있다. 전체 인구가 쪼그라들수록 주거·직주근접성·생활기반시설을 모두 갖춘 강남 선호 현상은 오히려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통계에 따르면 강남구 인구는 2022년 말 52만 9102명에서 2년째 증가하면서 올해 5월 기준 55만 5932명으로 5.1% 늘어났다. 월간 추이로 따지면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부터 국내 총인구가 감소세로 전환한 상황인 만큼 서울 자치구 한 곳의 인구가 단기간에 5% 넘게 늘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같은 기간 동대문구(1.5%), 중구(0.91%), 서초구(0.74%), 강동구(0.47%)에서도 주민 수가 소폭 늘기는 했지만 강남에 비하면 증가 폭이 미미하다. 나머지 20개 자치구에서는 이 기간 각각 수천 명에서 1만 명 이상 빠져나갔다.

반면 서울시 인구는 2010년 정점을 찍고 2011년 감소세로 전환한 뒤 14년째 줄어들고 있다. 2022년 말부터 강남구에 2만 6830명이 순유입된 반면 같은 기간 서울 전체에서는 5만 7042명이 순유출됐다. 강남구 인구가 2017년 수준을 회복하는 사이 서울 시민 수는 50만 명 줄었다.

강남구 인구가 불어나면서 자치구 주민 수 순위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강남구 인구는 2019년 노원구를 추월해 서울 자치구 3위로 올라선 뒤 2위 강서구(56만 97명)를 바짝 뒤쫓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강서구 인구는 강남구보다 5만 명가량 많았지만 지금은 격차가 4000여 명에 불과해 올해 말께는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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