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늘어만 가는 강남 공화국..”출생률 0%? 여긴 딴세상”…

강남 공화국, 부자들만의 동네…

서울 인구가 10여년 만에 10% 급감한 상황에서도 강남 인구가 늘어나는 가장 큰 배경으로는 활발한 재개발·재건축에 따른 부유층들의 강남 입주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가 쪼그라들수록 일자리, 교육, 각종 인프라를 갖춘 강남을 중심으로 뭉친다는 사고가 팽배하면서 국민 사이에서 강남 입성 욕망이 더 커진 것도 영향으로 꼽힌다.

‘서울 공화국’의 쇠퇴 속에 ‘강남 공화국’이 공고해질수록 저출생이나 양극화 등 각종 사회적 문제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서울경제신문이 부동산시장 분석 업체인 부동산R114에 의뢰해 지난해 서울 자치구별 주택 입주 물량을 분석한 결과 강남구에서는 1만 2022가구(임대주택 포함)가 공급돼 25개 자치구 중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울시 입주 주택 3만 2759가구 가운데 36.7%에 해당하는 숫자로 주택 10채 중 약 4채는 강남에서 공급됐다는 의미다.

강남구에서는 다른 지역보다 재건축·재개발이 왕성하게 진행되면서 주택 공급이 꾸준히 이어졌고 이는 주민들을 끌어모은 원동력이 됐다. 2021년부터 올해 6월 3일까지 강남구 입주 물량은 1만 7415가구로 전체 자치구에서 압도적으로 1위다.

지난해 개포주공 1단지와 4단지 재건축으로 수천 세대가 입주를 시작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재건축·재개발 기간 빠져나갔던 주민과 분양을 통해 전입한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 최근 인구 증가의 가장 큰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와 각종 문화·편의시설이 강남에 편중되면서 비싼 거주 비용을 감당하면서까지 강남에 살려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강남에 살던 중장년·노년층은 물론이고 청년들 사이에서도 서비스직과 아르바이트 자리가 많은 강남에서 월세나 전세로 거주하는 ‘강남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대치동으로 상징되는 교육 수요 증가도 강남 수요를 지탱하는 요소다. 강남구의 등록 학원 수는 해마다 증가하면서 2018년 2263개소에서 2022년 2500개로 증가했다.

그러면서 대치2동 주민 수가 2022년 3만 6946명에서 2023년 3만 8235명으로 늘어나는 등 자녀 교육 문제로 강남에 살려는 주민들의 수요도 꾸준하다.

막강한 강남구의 재정 능력도 이유로 꼽힌다. 강남구의 올해 예산안 규모는 1조 2894억 원으로 25개 자치구 최상위에 속한다. 고소득자와 기업이 몰려 있어 부동산 관련 지방소득세나 재산세 등 지방세 수입이 다른 자치구보다 월등히 많다.

서울시는 연 소득 9700만 원 이내의 신혼부부에게만 전월세 대출이자를 지원해주지만 강남구는 연 소득이 9700만 원~1억 2000만 원인 신혼부부까지도 지원한다. 또 기존 첫째 자녀 30만 원, 둘째 자녀 100만 원이던 출산양육지원금을 지난해부터 모두 200만 원으로 증액했다.

강남에서 첫째 아이를 낳으면 소득기준과 무관하게 서울시·강남구의 현금 및 바우처 지원으로 첫 달에 최대 74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지난해 강남구 출생아 수는 총 2350명으로 1년 만에 13.5% 늘어 서울 자치구 중 유일하게 증가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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