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프랑스 현지의 미국묘지에서 또 말실수
바이든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 방문의 마지막 일정으로 9일(현지시간) 현지의 미군 묘지를 찾은 자리에서 11월 대선에서 맞붙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일격’을 가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발언 중 ‘우크라이나’를 ‘이라크’로 잘못 부르는 실수를 해 공세의 효과를 반감시켰다.
백악관 공동 취재단과 미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제1차 세계대전의 ‘벨로 숲 전투’에서 전사한 미군이 묻힌 프랑스 벨로의 앤마른 미군 묘지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묘지에 묻힌 미군 전몰 장병들의 전공을 거론한 뒤 전몰자 추모는 “일국이 민주적 가치를 얼마나 지지하는지의 척도”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명하지 않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현직이던 2018년 이곳을 방문할 예정이었다가 악천후로 취소하면서 했던 발언과 관련한 파문을 떠올리게 했다고 미국 매체들은 분석했다.
2020년 9월, 미국 시사 매체 애틀랜틱은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앤마른 미군 묘지 참배를 취소하면서 이곳에 묻힌 미군 전몰자를 폄훼하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애틀랜틱은 방문을 취소하기 직전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미군 전사자를 “호구”, “패배자” 등으로 칭했다고 보도했고, 트럼프 본인은 물론 부인인 멜라니아 여사까지 허위 보도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강한 부인에도 바이든 대통령 캠프는 2020년 대선 과정에서 이 문제를 자주 거론하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과 같은 강대국이 유럽에서의 큰 전장에서 개입을 피할 수 있다는 생각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내포된 고립주의 성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이라크를 위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수개월을 기다리게 만든 그런 생각은 미국이 아니다(미국적이지 않다)”며 ‘우크라이나’를 ‘이라크’로 잘못 말했다.
대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예산안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김 아래에 있는 하원 공화당 의원들의 반대 속에 반년간 의회에서 표류하다 지난 4월에야 통과한 상황을 언급하는 과정에서 엉뚱하게 ‘이라크’를 거론한 것이었다.
81세인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 등에서 자주 말실수를 하고 있으며 그때마다 인지력 논란에 따른 고령 리스크가 언론 등에서 부각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