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생존이 칼날위에 서있어
AI 발달이 핵전쟁 위협 배가시켜”
“기계나 알고리즘에 핵 맡겨선 안 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AI 기술 발달이 핵전쟁의 위협을 배가시킨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구테흐스 총장은 인류의 생존이 ‘칼날 위에 서 있다’며 핵확산과 사용을 막기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영국 가디언은 6일(현지시간) 구테흐스 총장이 워싱턴에서 열린 군비통제협회(ACA) 연례 회의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구테흐스 총장은 “핵무기가 사용될 위험이 냉전 이후 최고조에 달해 있다”며 “생존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면서 인류가 칼날 위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각국의 군비 경쟁과 더불어 AI와 같은 기술이 이런 위협을 더 증대시키고 있다”며 “모든 국가가 핵 사용을 기계나 알고리즘에 맡기지 않고 인간이 결정하도록 합의해야 한다”고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프랑스는 2년 전 핵무기에 대한 완전한 통제권을 갖는 데 공감하고 AI가 핵무기를 통제할 수 없도록 하자고 약속했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아직 이에 동참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구테흐스 총장은 특히 핵보유국들이 핵확산을 막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핵무기 사용과 실험, 확산을 막기 위한 체제가 약화하고 있다”며 핵보유국들이 핵확산 금지 의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핵 선제공격에 나서지 않겠다고 상호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미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핵무기 통제 조약인 New START가 만료되기 전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라고 호소했다.
2011년 발효된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배치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수를 1천550개로 제한하도록 한 협정이다.
2021년 만료될 예정이었지만, 한차례 연장에 합의해 2026년 종료를 앞두고 있다.
협정 만료가 60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으로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뉴스타트 참여 중단을 선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해 ACA 회의에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뉴스타트를 대체할 협정을 마련하기 위해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이 제안도 거부했다.
가디언은 냉전 종식 30여년이 지났지만, 미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언제든 발사할 수 있도록 항시 대기 상태로 유지하고 있고, 중국의 핵 비축량은 꾸준히 늘고 있으며, AI의 도움으로 발사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제기된다고 짚었다.
구테흐스 총장은 “다시 군비축소로 돌아가도록 이끄는 것은 핵보유국의 책임”이라며 “대화를 재개해 어떤 핵무기도 사용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