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대와 함께 잠시 멈췄던 방탄소년단(BTS)과 아미(방탄소년단 팬덤)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차례차례 입대를 시작해 지난해 12월에는 일곱 멤버 전원이 군 공백기에 들어갔던 방탄소년단은 오는 12일(이하 한국시간) 맏형 진의 전역을 기점으로 ‘완전체 복귀’를 위한 시동을 건다. 2025년 6월로 예정된 ‘완전체 BTS’의 귀환도 어느덧 1년 앞으로 다가왔다.

8일 가요계 전문가들은 솔로 활동으로 공백을 최소화한 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한편, 멤버들의 복귀가 K팝 시장의 큰 활력소가 되리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 진 6월·제이홉 10월 전역…손닿을 듯 가까워진 복귀

멤버들 가운데 가장 먼저 군 복무를 마치는 진은 이미 복귀 후 첫 공식 일정을 예고했다.

진은 오는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 ‘2024 페스타'(2024 FESTA)에 참석한다. 1부에서 1천명의 팬을 안아주는 허그(Hug·포옹)회를 진행한 뒤, 2부에서는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아미와 가까운 거리에서 뜻깊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밝힌 진은 전역을 신고한 뒤 활동과 관련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는 10월 복귀를 앞둔 제이홉은 최근 육군 발표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으며 소식을 전했다. 제이홉은 “요즘 굉장히 의미 있고 보람찬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며 군 생활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인 슈가를 비롯해 육군 현역으로 입대한 RM·뷔·지민·정국은 내년 6월 일제히 전역한다. 이들 다섯 명이 전역하면 2022년 12월 진의 입대로 시작된 단체 활동 공백기는 약 2년 6개월 만에 끝나게 된다.

◇ 솔로활동으로 공백은 줄이고, 개개인 위상은 높였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그룹 활동 공백기 동안 저마다 솔로 음반을 발매하며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는 동시에 멤버 개개인의 개성을 보여주는 전략을 폈다.

완전체 복귀가 1년 앞으로 다가온 현재 방탄소년단은 음원 성적과 공백 최소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공백기에 대처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각각 올해 3월과 5월에 발매된 제이홉의 스페셜 앨범 ‘호프 온 더 스트리트 VOL.1’과 RM의 솔로 2집 ‘라이트 플레이스, 롱 퍼슨’이 나란히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 5위를 기록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멤버들은 음반 활동 이외에도 팝업 스토어, 공연 실황 영화 등 다채로운 콘텐츠로 팬들과 만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슈가의 솔로 콘서트 실황을 담은 영화 ‘어거스트 D 투어 D-데이 더 무비’는 전 세계에서 1천16만달러(약 141억원)를 벌어들이며 흥행하기도 했다.

이러한 활동은 멤버 개개인에게 아티스트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동시에, 팀에는 진과 제이홉이 전역 후 자연스럽게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김영대 대중음악평론가는 “공백을 최소화하며 팬을 유지한 방탄소년단의 활동은 상당히 모범적인 방식”이라며 “콘텐츠가 없는 공백기를 거치는 경우가 많은데, 방탄소년단은 대외적으로 제2막을 천명하며 팬들에게 안도감을 준 것이 가장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 ‘제2막’ 맞이할 방탄…”복귀만으로 큰 활력소 될 것”

전문가 사이에서는 복귀 이후 ‘제2막’을 맞이한 방탄소년단의 향후 활동이 그룹 단위 대규모 활동 못지않게 개인 활동에 집중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RM은 지난달 25일 팀 공식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서 멤버 지민과 대화를 나누던 중 “(멤버들이) 돌아왔을 때 서로 다른 환경을 경험한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유닛 활동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기도 했다.

김 평론가는 “이제는 멤버들 개개인의 위상이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며 “음반을 내고 투어를 하는 등 팀 활동이 필요할 때 모이는 한편 개별적인 활동의 중요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복귀는 소속사 하이브는 물론 K팝 시장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는 소식이다. 외신들도 잇달아 진의 복귀 소식과 멤버들의 복귀 계획을 보도하며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진을 시작으로 BTS 멤버들이 복귀하게 되면 K팝 산업 자체가 글로벌 팬들에게 다시 관심을 받고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K팝 산업 자체가 커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이사와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하이브에 BTS의 복귀는 국면을 전환하는 분기점인 동시에, 또 다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도헌 대중음악평론가는 “하이브가 BTS라는 슈퍼 그룹을 발굴하고 성공시킨 것은 맞으나, BTS를 잘 이끌어갈 수 있는 회사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있다”며 “하이브는 내홍 속에서도 BTS를 잘 지원할 역량이 있는지 증명해야 하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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