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AI 반도체 산업과 SK 사업 경쟁력 강화도모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인 TSMC와 만나기 위해 직접 대만을 찾았다. 지난달 30일 이혼 항소심 판결 이후 공개된 첫 공식 해외 출장이다. SK하이닉스(000660)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력을 앞세워 TSMC로부터 엔비디아로 이어지는 ‘인공지능(AI) 반도체 동맹’을 확고히 하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7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6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웨이저자 이사회 의장(회장)을 비롯한 TSMC 임원들과 회동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동석했다.

최 회장은 회동에서 “인류에 도움되는 AI 시대 초석을 함께 열어가자”고 제안하고 HBM 분야에서 SK하이닉스와 TSMC의 협력을 강화하는 데 뜻을 모았다. TSMC 외에도 대만 정보기술(IT)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AI와 반도체 분야 협업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는 TSMC로 시작해 미국 엔비디아까지 연결되는 AI 가속기 삼각동맹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고급 패키징 기술을 보유한 파운드리 1위 TSMC와 AI 반도체에 필요한 첨단 HBM 생산 1위인 SK하이닉스가 연합군을 구성해 지속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겠다는 전략이다. 이들이 생산하는 물량은 최종적으로는 엔비디아 AI 가속기로 향한다.

최 회장은 4월에는 미국 새너제이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났다. 최 회장은 당시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황 CEO와 찍은 사진과 함께 황 CEO가 ‘AI와 인류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십을 위해’라고 적은 메시지를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4월 6세대 HBM인 HBM4 개발과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TSMC와 기술협력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만남 역시 이러한 전략의 연장선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만남이 TSMC의 리더십 변화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장중머우(모리스 창) 창업자 퇴진 이후 류더인 회장과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던 웨이 CEO가 4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이사회 의장으로 공식 선임되며 ‘원톱’ 체제가 구축됐다.

SK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의 최근 행보는 한국 AI 반도체 산업과 SK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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