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7일 유네스코 자문기구가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와 관련해 ‘강제노역을 설명하라’고 권고한 데 대해 “사도광산의 문화유산으로서 훌륭한 가치를 평가받도록 계속 한국 정부와 성실하고 부단하게 정중히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사도광산을 2차 세계대전 중 강제노동의 현장이라고 주장하는 한국 정부와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우리나라(일본)는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 실현을 위해 한국과 성실하게 논의해 오고 있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하야시 장관은 세계문화유산 등재 심사를 담당하는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의 ‘보류'(refer) 권고 결과에 대해 “사도광산에 대해 세계유산등재를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한 것으로 생각하지만, 한편으로 등재에 몇 가지 지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야시 장관은 “정부는 이코모스 권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여 현지 지방자치단체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올해 7월 (인도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사도광산 등재 실현을 위해 무엇이 가장 효과적인가 하는 관점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정부가 하나가 돼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코모스는 전날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보류를 권고했다고 일본 문화청은 밝혔다.
보류는 미비한 부분에 대해 추가 자료 제출 등 설명을 요구하는 것으로 자료를 보완하면 당해 또는 다음 연도에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세계유산으로 등재될 수 있다.
이코모스는 권고에서 “광업 채굴이 이뤄졌던 모든 시기를 통한 추천 자산에 관한 전체 역사를 현장 레벨에서 포괄적으로 다루는 설명·전시전략을 책정해 시설과 설비 등을 갖추라”고 주문했다.
일본 정부는 사도광산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면서 유산의 대상 기간을 에도시기인 16∼19세기 중반으로 한정해 조선인 강제노역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고 비판받고 있다.
이에 한국 정부는 사도광산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역이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도록 강제노역 시기인 일제강점기를 포함해 사도광산의 전체 역사가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가미카와 요코 외무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국 언론이 ‘이코모스가 강제노역의 역사 전체를 반영하도록 사실상 권고한 것으로 향후 한일 간 외교전이 예상된다’고 보도한 데 대한 입장을 묻자 “한국과 대화 상황은 외교상 논의이므로 자세히 밝히는 것은 삼가겠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그러면서 “사도광산이 문화유산으로서 훌륭한 가치가 평가받도록 (한국과) 계속해서 성실하고 부단하게 정중한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