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우크라이나 국민에게 감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오늘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을 맞아 “상륙한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자”며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자고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나치 독일에 맞서 싸운 연합군의 희생을 기리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80년 전 오늘 이곳에 상륙한 이들은 같은 국기도, 같은 유니폼도 입고 있지 않았지만 나치 폭정으로부터 유럽을 해방하려는 열망으로 죽음에 맞섰다”며 “그들이 목숨을 걸고 지킨 건 자유”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민에게는 감사
마크롱 대통령은 러시아를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다만 “오늘날 우리 대륙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 무력으로 국경을 바꾸려는 사람들에 맞서 이곳에 상륙한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또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국민의 자유를 향한 열망에 감사하다”며 “우리는 절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한 지지를 보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투입된 연합군 병력만 15만6천명이다. 당시 연합군은 독일에 점령당한 프랑스를 해방하고 2차 세계대전의 흐름을 바꾼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조 바이든, 영국 왕 등도 참석
오늘 기념식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 영국 윌리엄 왕세자, 캐나다 총리 등 당시 연합국 정상과 패전국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 이탈리아 대통령 등 25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프랑스는 2014년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초대했다.
그러나 2019년과 올해엔 서방과의 긴장과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고려해 초대하지 않았다.
반면 올해는 상징적인 의미로 러시아에 맞서 전쟁 중인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를 초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부부도 초대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는 “80년 전 연합군은 유럽의 자유를 수호했고, 우크라이나인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며 “그때도 단결이 승리했듯, 오늘날에도 진정한 단결이 승리할 수 있다”고 적었다.
국제 기념식에 앞서 오전엔 노르망디 일대 영국 노르망디 기념관, 캐나다군 전몰자 추모관, 미군 묘지에서 국가별 전사자를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바이든 대통령은 80년 전 연합군이 독일에 맞서 싸운 상황과 오늘날 러시아에 맞서 서방 동맹국이 단결한 상황을 비교했다.
그는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그리고 50개 이상의 국가로 구성된 동맹국은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지하고 있고 우리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촬스 국왕, 암진다 이후 처음 해외방문
영국 전사자 기념식에 참석한 찰스 3세 국왕도 “국가들은 폭정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쟁 세대와 상륙 작전에 참여한 모든 군인의 “흔들림 없는 결단력”에 경의를 표한 뒤 “다시는 그런 희생이 필요하지 않도록 기도하자”고 말했다. 찰스 3세 국왕의 해외 방문은 지난 2월 초 암 진단 사실을 밝힌 이후 처음이다.
영국 윌리엄 왕세자는 “고향을 떠나온 캐나다군의 용기와 희생 덕분에 역사상 가장 야심 찬 영국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며 “우리의 자유를 위한 여러분의 희생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투입된 미국과 영국, 캐나다 참전 용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군 참전 용사 14명과 상륙작전을 위해 지도를 만든 것으로 알려진 104세의 영국 여성 한 명에게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수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