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 관리 급파
조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관료 2명이 교착상태에 빠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을 되살리기 위해 중동을 방문 중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현재 카타르 수도 도하에 있으며, 브렛 맥거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동·북아프리카 조정관은 전날 이집트 카이로에 도착했다.
카타르와 이집트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 중단과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 협상을 중재하고 있다.
번스 국장과 맥거크 조정관의 중동행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이스라엘의 3단계 휴전안을 공개하며 하마스의 수용을 촉구한 이후 이뤄졌다.
이 휴전안은 ▲ 6주간 완전한 정전과 이스라엘군의 모든 인구 밀집 지역 철수 및 일부 인질 교환 ▲ 모든 생존 인질 교환과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를 비롯한 영구적 적대행위 중단 ▲ 가자지구 재건 시작과 사망한 인질 시신 송환 등 3단계로 구성됐다.
이번 주 카이로와 도하에서 열리는 관련국 회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한 휴전안,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공격으로 폐쇄된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 라파 국경 통행 계획, 가자지구 미래 통치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하마스 대표단도 휴전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번 주 카이로에 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랍 중재국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중동 지도자들에게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실질적 의견 차이와 불신이 협상을 어렵게 만들 것이라는 경고에도 다음 주까지 합의에 도달하도록 압박했다고 밝혔다.
회담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 아바스 카멜 이집트 정보국장이 도하에서 하마스 관리들을 만나 휴전안을 논의했다.
휴전 협상의 조건은 미국이 수개월간 지원한 협상에서 논의된 것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과 미국, 카타르, 이집트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4자 회의를 열고 6주간의 가자지구 휴전과 팔레스타인 수감자-이스라엘 인질 10대 1 비율의 교환을 골자로 한 중재안 초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계속 공격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세부 내용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은 지지부진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일 미 NBC방송의 ‘투데이쇼’에 출연해 이 중재안과 관련, “아직 살아있는 제안이다. 여전히 이스라엘의 제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는 그 중재안이 테이블 위에 있다는 것을 오늘까지 거듭 확인했다”며 “이제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하마스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라파 등 가자지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하마스는 6주간의 휴전 이후 이스라엘이 전쟁을 재개하지 않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어 휴전 협상의 진통이 예상된다.
하마스에 대한 완전한 승리를 목표로 제시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을 영구적으로 끝내는 어떤 거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하마스는 협상이 종전을 보장하고 가자지구 재건을 위한 이스라엘군의 철수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제드 알안사리 카타르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4일 “바이든 대통령이 제시한 원칙들(3단계 휴전안)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매우 명확한 입장을 아직 보지 못했다”며 협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