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가운데 인터넷 중독이 10대의 뇌 신경망 신호에 변화를 일으켜 행동과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아이린 리 교수팀은 5일 과학 저널 플로스 정신 건강(PLOS Mental Health)에서 인터넷 중독 진단을 받은 10~19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인터넷 중독이 뇌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논문 12편을 재분석해 이런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인터넷 중독이 지적 능력과 작업 기억, 신체 조정, 감정 처리 등과 관련된 뇌신경 네트워크의 신호 전달 장애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모두 청소년 발달은 물론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중독은 사회·학업·직업 생활은 물론 심리적 안녕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정도로 인터넷 사용 충동을 이기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13~2023년 발표된 청소년 인터넷 중독에 관한 연구 논문들을 검토, 인터넷 중독이 청소년 행동·발달에 중요한 뇌 네트워크 간 연결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뇌신경 영상 연구 12편을 선택해 분석했다.
이들 연구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휴식할 때와 과제를 수행할 때 뇌 영역 사이에 나타나는 상호작용을 보여주는 기능적 연결성(functional connectivity)이 인터넷 중독 유무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는지 조사한 것이다.
분석 결과 인터넷 중독의 영향은 청소년 뇌에서 여러 신경망에 걸쳐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휴식을 취할 때도 활성화되는 뇌 부위인 기본 모드 네트워크(DMN, default mode network)는 활동 증가와 감소가 혼합돼 일어났고, 능동적 사고에 관여하는 뇌 부위인 실행 제어 네트워크(ECN, executive control network)의 기능적 연결성은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특히 인터넷 중독 청소년은 주의력, 계획, 의사 결정, 충동적 행동 같은 실행 제어 네트워크에 의해 통제되는 활동에 참여할 때, 인터넷 중독이 없는 청소년보다 이 영역에서 협력 능력에 상당한 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런 기능적 연결성의 변화는 청소년의 중독성 행동 경향뿐만 아니라 지적 능력, 신체 조정, 정신 건강 및 발달과 관련된 행동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표본 크기가 작고 주로 아시아 국가에서 이루어진 한계가 있어 인터넷 중독의 영향을 전적으로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며 정확한 답을 얻으려면 서양 청소년 등을 대상으로 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터넷 중독이 청소년 뇌의 기능적 연결성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고 여러 집단을 대상으로 한 fMRI 연구로 이를 검증하면 향후 치료적 개입과 공중 보건 정책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