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11월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둘러싼 국민의힘의 공세를 두고 5일(이하 한국시간) ‘치졸한 시비’라며 직접 반박에 나섰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근의 논란에 대해 국정을 안다면 있을 수 없는 치졸한 시비여서 그러다 말겠거니 했지만, 점입가경으로 논란이 커지는 것을 보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몇 가지 기본적 사실을 밝힌다”며 글을 올렸다.
앞서 국민의힘은 김 여사의 인도 방문을 두고 ‘셀프 초청’, ‘버킷리스트 타지마할 관광’이라고 비판한 데 이어 전용기 유용 의혹과 ‘초호화 기내식’ 의혹도 제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순방 비용과 관련해 “대통령 부부의 해외 순방 경비는 소관 부처가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하며, 청와대는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며 “예산이나 경비에 의문이 있다면 소관 부처에 물어볼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식 세트냐 양식 세트냐, 밥이냐 빵이냐 정도 선택의 여지 밖에 없이 제공되는 기내식을 먹었을 뿐인 사람에게 기내식 총경비가 많아 보이니 ‘너 초호화 기내식 먹었지’라며 들이대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냐”라고 반문했다.
문 전 대통령은 “해외 순방의 전용기 기내식 비용은 일반 항공기의 기내식 비용과 다를 수밖에 없다”며 “기내식 총경비가 통상보다 많았는지 여부는 현 정부의 순방 비용과 비교하면 알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전 대통령은 “아내의 인도 순방은 아내가 원한 것이 아니다”라며 ‘셀프 초청’ 의혹도 반박했다.
그는 “세상에 어느 아내가 외교나 외국인을 만나는 일에 익숙하지도 않은 터에 멀고 먼 낯선 나라, 낯선 지역의 낯선 행사에 주빈으로 참석해 축사까지 해야 하는 일정을 대통령인 남편 없이 혼자서 수행하고 싶겠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인도 측 요청에도 불구, 내가 갈 형편이 안 돼 일단 문체부 장관이 가는 것으로 결정해뒀지만, 인도 측에서 지속해 나의 방문을 희망하니 한-인도 관계의 발전을 위해 아내라도 대신 가는 것이 좋겠다는 외교 당국의 거듭된 건의에 따라 인도 측과 협의한 후 나를 비롯한 여러 사람이 아내를 설득해 등 떠밀 듯이 가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아내의 순방을 건의했던 부처와 아내와 함께 갔던 부처가 멀쩡하게 있는데도 인제 와서 아내에게 초호화 기내식이니 ‘버킷리스트 관광’이니 하며 모욕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경우냐. 부끄럽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그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 성의를 다했던 인도 측은 또 어떻게 생각하겠나. 참 민망하고 한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문 전 대통령은 ‘내가 보고받았던 아내의 대강의 일정’이라며 당시 김 여사의 인도 방문 세부 일정도 함께 게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