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정부 출범 초부터 일한 차관급을 중심으로 교체하는 인사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5일(이하 한국시간) 전해졌다.

일부 부처 장관들도 함께 바꾸는 연쇄 개편 가능성도 거론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에 “대통령께서 지난 5월 9일 기자회견에서 개각 필요성을 언급하며 제대로 일할 인사들 찾겠다고 말씀하신 것에 맞춰 새 인물을 찾는 스크린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고집불통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취임 이후부터 지금까지 개각을 정국 국면용으로 쓰지 않겠다고 이야기 해왔다”며 “그러나 이제 개각이 필요하다. 정부 출범 후 2년간 장관직을 맡은 분들이 있고, 각 부처 분위기도 바꿔 더욱 소통하고 민생에 다가가기 위해서”라고 말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장·차관이 재임한 지 오래된 부처들부터 교체 대상으로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건복지부 이기일 제1차관은 2022년 5월 현 정부 출범 당시 2차관으로 임명돼 일하다 같은 해 10월 1차관으로 이동했다. 박민수 제2차관이 정부 출범 초반 대통령실 보건복지비서관을 맡다 같은 해 10월 2차관에 임명됐다.

재임 기간이 오래되지 않았더라도 부처·기관 안팎 인사 수요와 국정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개편 대상에 들 수 있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친윤(친윤석열)계 이용 전 의원을 포함한 복수의 인사가 검토되고 있다. 장미란 현 2차관은 지난해 6월 말 임명돼 약 1년간 재임했다.

윤 대통령이 언급한 ‘정부 출범 후부터 2년간 장관직을 한’ 장관은 이상민 행정안전부, 이종호 과학기술통신부, 한화진 환경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등 4명이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 장관도 ‘장수 장관’으로 분류된다.

다만 ‘여소야대’ 지형이 더욱 심화한 제22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부담도 큰 만큼, 장관 교체 폭을 키우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많다. 인물난도 고민거리로 꼽힌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실 참모 인사와도 맞물리는 차관급 인사부터 우선 실시해 공직사회 인사 적체 분위기를 일신하고, 이후 장관 인사를 하는 연쇄 개편 가능성이 우선 거론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전에도 선 차관-후 장관 인사를 한 전례가 있다.

내각 개편 시기는 윤 대통령의 외교 일정과 맞물려 다소 유동적인 상황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최근 한일중 정상회의,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주재를 기점으로, 머지않아 4월 총선을 앞두고 한동안 중단했던 해외 외교 일정도 재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개각을 한다면 주요 외교 일정이 끝난 후에 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은 이제 개각에 들어가려는 기초적인 단계”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 스스로 “조급하게 개각을 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만큼, 조만간 장·차관을 대거 동시에 교체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는 게 여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사의를 표명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한동안 더 총리직을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장관은 야당이 동의하지 않아도 인사청문회 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지만, 총리는 국회 인준이 필요해 야당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은 야당이 동의할 만한 인물을 찾는 데에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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