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가 미국 등 서방에서 지원받은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 것이 일부 가능해짐에 따라 반격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고 있다고 NBC 방송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리나 베레슈크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지난 3일 자신의 텔레그램에 군용 차량이 불타는 모습으로 보이는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과 함께 베레슈크 부총리는 “이것은 러시아의 S-300 미사일 시스템”이라며 “적의 영토에서 서방의 무기 사용이 허용된 후 첫날”이라고 적어 사진 속 모습이 서방 무기를 사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의 결과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은 S-300 지대공 미사일 포대를 지상 공격용으로 전용해 왔다.

최대 사거리가 200㎞에 육박하는 장거리 미사일인 까닭에 우크라이나군이 지닌 옛 소련제 구형 무기가 닿지 않는 러시아 본토에서 국경 너머로 발사해 일방적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베레슈크 부총리가 올린 사진이 실제로 러시아 S-300 미사일 포대의 잔해라면 지금껏 확전을 우려한 서방국가들의 제한 때문에 쓰지 못했던 서방제 장사정 무기로 이를 파괴한 것일 수 있다.

NBC는 베레슈크 부총리와 같은 날 몇몇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도 러시아 벨고로드 지역에 설치된 방공 미사일 시스템인 S-300이 불타는 사진을 온라인으로 공유했다고 전했다.

이 중 한 장은 베레슈크 부총리가 올린 것과 같은 사진이었다고 NBC는 짚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역시 3일 일일 보고서에서 “우크라이나군이 벨고로드에서 러시아의 S-300/400 방공 포대를 타격했다”며 해당 공격이 지난 1∼2일 사이 미국의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를 사용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다만 베레슈크 부총리가 올린 사진과 게시물은 현재는 삭제됐고, 우크라이나 국방부도 관련 질의에 즉각적으로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고 NBC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했다고 적시한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의 첫 발언도 나왔다.

4일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예호르 체르네우 우크라이나 의회 안보·국방·정보위원회 부위원장은 우크라이나군이 국경에서 러시아 영토 안쪽으로 20마일(약 32㎞) 가량 떨어진 벨고로드 지역을 타격해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대를 파괴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군이 해당 공격에 미국의 하이마스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3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제공된 미국 무기 사용 제한을 일부 완화한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 당국자가 미국 무기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첫 사례라고 NYT는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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