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에 밀리고, 주가도 ‘수익대비 너무 비싸다’ 판단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에 초기 투자했던 기관투자가들이 이제 테슬라에서 손을 떼고 있다.
과거의 화려했던 시절은 다시 오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며 보유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019년 이후 2021년까지 약 14배 급등했다.
하지만 2021년 하반기 정점 이후 지금까지 약 50% 떨어졌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6천억 달러가량이 사라졌다.
올해만 30% 떨어지며 미국 주식시장에서 안 좋은 주식 중 하나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내년에 저렴한 모델을 출시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중국산 전기차와의 가격경쟁에서 밀려 앞으로도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가벨리펀드의 존 벨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테슬라의) 기본 재무 상황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면서 “자동차 회사의 펀더멘털은 주가를 정당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가벨리펀드는 2022년 초에 인수한 테슬라 주식 6만5천900주 전체를 올해 1분기에 매도했다.
투자자들은 주가가 급등하던 시절에는 테슬라를 자동차 제조업체라기보다는 IT업체로 평가하며 주식을 사들였다. 하지만 요즘은 테슬라를 신뢰하던 투자자들조차 향후 전망에 회의적이다.
펀드평가사 모닝스타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부터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18개 뮤추얼 펀드 중 10개 펀드가 지난 1분기에 지분을 줄였다. 그중 4개 펀드는 15% 이상 줄였다. 5개 펀드만 지분을 늘렸다.
그렇다고 월가가 테슬라 주식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다.
LSEG가 추적하는 애널리스트 가운데 19명은 테슬라에 대해 ‘매수’ 또는 ‘적극 매수’ 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2월의 17명보다 나아진 수치다.
49명의 애널리스트 평균 목표 가격은 178.95달러로 테슬라의 3일 종가보다 약 1.5% 높다.
테슬라 주식을 매우 안 좋게 보는 이들도 있다.
거버 가와사키 웰스의 로스 거버 대표는 10여 년 전에 매입한 테슬라 주식 50만 주를 올해 계속 매도, 보유주식을 30만주까지 줄였다.
그는 “내 생각에 게임은 끝났다”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머스크가 자신만의 세계관에 근거해 개인적인 욕심을 부리면서 테슬라와 주주들의 이익이 날아가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머스크가 경영권을 유지하는 한 테슬라 주식 가치는 현재보다 40% 낮은 100달러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테슬라는 미래 수익 대비 주가도 매우 높은 편이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5천600억 달러로, 미래수익의 약 64배 수준인데 이는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37.8배,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23.2배에 비해 높다.
제너럴모터스의 4.7배, 포드자동차의 6.4배, 도요타자동차의 10.1배 등에 비해서도 훨씬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