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9·19 남북 군사합의로 제약 받아온 육상·해상·공중 완충 구역(적대 행위 금지 구역)에서 포사격과 기동훈련 등 모든 군사 활동을 재개하기로 했다. 특히 대북 심리전 수단인 최전방 확성기 방송 재개를 위한 이동식 장비의 우선 가동에도 착수한다.

국방부는 26일 정부의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 정지 결정과 관련해 “군사분계선(MDL)과 서북 도서 일대에서 우리 군의 모든 군사 활동을 정상적으로 복원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9·19 남북 군사합의 전체 조항의 효력을 정지해 적대 행위 금지 구역 내 훈련 재개와 관련한 제약을 풀었다.

조창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군은 북한의 반복적인 합의 위반과 도발에도 지금껏 인내하며 군사 합의의 조항들을 준수해왔다”며 “그러나 북한은 5월 27일 소위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 이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교란, 미사일 발사, 대규모 오물 풍선 살포 등 우리 국민의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하고 재산 피해까지 발생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해 11월 9·19 합의 중 ‘군사분계선 상공 비행 금지(1조 3항)’ 조항만 효력을 정지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모든 조항이 효력을 잃게 된다.

이에 따라 지상에서는 군사분계선 5㎞ 이내 훈련장 등에서의 포사격 및 연대급 기동훈련과 서북 도서 해병부대의 K-9 자주포 사격도 재개될 예정이다.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군 함정의 기동 및 포사격 훈련도 가능하다. 공중에서는 군사분계선 동·서부 지역 상공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내 고정익 항공기의 공대지 유도무기 사격 등 실탄 사격을 동반한 전술 훈련도 재개한다.

정부와 군 당국은 특히 대북 심리전 재개를 위해 이동식 장비를 우선 가동해 최전방 대북 확성기 방송을 내보낼 방침이다. 9·19 합의 효력 정지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 전면 중지’ 규정이 무력화된 만큼 대북 심리전도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대북 확성기는 최전방에 고정식 24곳, 이동식 장비 16대가 있다. 고정식 확성기는 현재 창고에 보관 중이고 이동식 장비 차량은 인근 부대에 주차돼 있다. 군 관계자는 “고정식이든, 이동식이든 언제든 재가동할 수 있다”며 “지시가 떨어지면 바로 이행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으로 국민이 피해를 봤을 경우 보상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오물 풍선 도발로 차량 파손 등 국민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며 “피해 보상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민방위기본법 개정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경제

0
0
Share: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