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을 3개 부문으로 나누는 조직개편 둘러싸고 갈등”
“버즈비 국장, 개편에 반발”…대선 앞두고 편집국장 교체 ‘이례적’

워싱턴포스트(WP)의 첫 여성 편집국장인 샐리 버즈비(58)가 갑작스럽게 교체된 배경에 편집국 개편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3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2021년부터 WP 편집국장을 맡아온 버즈비는 조직개편을 두고 윌리엄 루이스 WP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와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스 CEO는 뉴스룸과 오피니언 섹션을 3개 부문으로 나누는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핵심은 서비스와 소셜미디어에 초점을 맞춘 부문을 신설해 별도의 에디터를 두는 것으로, WP의 모든 뉴스 콘텐츠를 총괄해온 버즈비에게는 사실상 좌천이나 다름없는 개편이었다. 

루이스 CEO는 뉴스룸을 여러 부문으로 분리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이 중 한 부문을 버즈비가 맡을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즈비는 이 같은 조직개편에 발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루이스 CEO는 지난 2일 버즈비에게 다른 사람을 그의 후임으로 임명한다고 말했다. 루이스 CEO는 이날 밤늦게 편집국장 교체를 발표했다.

버즈비는 루이스 CEO가 직원들에게 편집국장 교체를 알린 직후 편집국 에디터들과 전화 회의를 하고 새로운 조직 구조가 자신에게 맞지 않다고 말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는 또 루이스 CEO가 WP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공격적인 조치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에디터들에게 판단을 유보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버즈비는 “우리가 이 시기를 극복하도록 돕기 위해 남고 싶었지만, 그것이 가능하지 않은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NYT는 미국 대선 본선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중요한 시점에 미국 주요 신문의 편집국장이 교체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공화당과 민주당은 각각 7월과 8월 전당대회를 열고 대통령 후보를 공식 선출한다. 

많은 기자와 에디터들은 버즈비가 적어도 11월 대선까지 자리를 지킬 것으로 생각했다고 NYT는 전했다. 

버즈비의 후임으로는 월스트리트저널(WSJ) 편집국장을 지낸 맷 머리가 부임해 대선 기간 WP 뉴스룸을 이끌 예정이다. 루이스 CEO는 버즈비의 후임으로 머리를 영입하는 방안을 한 달 이상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이후에는 조직개편에 따라 머리는 서비스와 소셜미디어 부문을 책임지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부편집장 등을 지낸 로버트 위넛이 핵심 취재 부문을 담당할 것으로 전해졌다. 

WP 측은 WP 소유주인 제프 베이조스가 이번 편집국장 교체를 승인했는지 등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WP는 버즈비가 편집국장을 맡은 지난 3년 동안 6개의 퓰리처상을 받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문 산업의 전반적인 부진 속에 구독자 수가 크게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말에는 경영 상황과 근로 조건이 급속히 악화하며 구성원들이 48년 만에 최대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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