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관련 혐의로 유죄 평결을 받은 후 처음으로 대중과 만나는 장소로 격투기 경기장을 선택했다.

2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죄 평결을 받은 지 이틀째인 1일 오후 10시 UFC 경기를 관람하러 뉴저지 뉴어크 푸르덴셜 센터에 들어섰다.

그가 가수 키드록의 ‘아메리칸 배드애스(American Badass)’ 음악에 맞춰 선수처럼 입장하자 1만6천여명의 관중이 환호성을 질렀다.

‘선택받은 자, 내가 바로 살아있는 증거’라는 가사가 포함된 이 노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위한 응원곡처럼 쓰인다.

경기장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간 그는 손을 흔들고 미소를 지으면서 관중들과 셀피를 찍기도 했다.

관중들은 비속어를 섞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을 부르다가 더 큰 함성으로 “우리는 트럼프를 사랑한다”고 외쳤다.

관중은 인종, 연령, 국적 등이 다양했지만 대부분은 남성이었으며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좋아하는 것 같았다고 NYT는 전했다.

그의 대선 틱톡 계정에는 그가 환호를 받으며 경기장을 행진한 모습을 담은 비디오가 재빨리 올라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성추문 입막음 돈 제공 의혹 관련 회사 회계 장부 조작 건으로 유죄 평결을 받은 후 31일 기자회견을 한 것을 제외하고는 공개 행보를 하지 않았다.

NYT는 그가 격투기 경기장을 선택한 것에 대해 “트럼프는 선거 유세를 하는 것보다 박해받는 영웅으로 자신을 부각하는 데 효과적일 수 있도록 자기 모습을 디자인했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격투장 링 바로 앞에 앉아 다음날 오전 1시15분까지 경기를 관람했다.

그의 경기장 행차에는 차남 에릭과 며느리 라라, 차녀 티파니와 사위 마이클 불로스 등 가족들도 동행했고, 그의 옆자리에는 다나 화이트 UFC 사장이 앉았다.

선수 케빈 홀랜드는 상대를 제압하자마자 팔각형 링을 넘어가 트럼프 전 대통령과 악수하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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