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국 무기로 러 본토 공격 허용…장거리 미사일 등은 여전히 불허

군사전문가들 “공격 범위 제한적…국면 바꾸기엔 한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미국 무기를 사용한 러시아 영토 공격을 일부 허용했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전세에 큰 변화를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CNN 방송은 복수의 군사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것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짚었다.

이 전문가들은 미국이 이번에 러시아 본토 공격에 허용한 무기의 종류가 전쟁 국면을 전환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한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이번에 러시아 본토 공격을 허용한 무기는 중거리 유도 다연장 로켓 시스템(GMLRS)과 야포 체계 등으로, 더 먼 거리에서 공격이 가능한 미국산 장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 등은 여전히 러시아 본토 공격 사용이 금지된다.

이에 워싱턴 전쟁연구소(ISW)의 분석가 카테리나 스테파넨코는 CNN에 이번 정책 변화가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의 공세를 둔화시킬 수는 있지만 여전히 “러시아군의 ‘안전지대’ 대부분은 보존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본토 타격 허용의 필요성을 주장해 온 측에서는 우크라이나가 아무리 러시아군의 공세를 막아내더라도 다시 러시아 본토로 후퇴해 전열을 가다듬고 다시 공격을 준비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고 호소해왔다.

이번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자국 무기 사용을 승인한 지역은 최근 러시아의 공세가 극심해진 하르키우의 접경지역 등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여전히 대부분 지역에서 안전하게 전열을 정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테파넨코 분석가는 “이번 정책에도 러시아의 작전 지역 및 깊은 후방은 여전히 충분히 보호되기 때문에, 하르키우 지역 인근에서의 변화만으로는 전쟁의 ‘터닝포인트’가 되기에 부족하다”면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지상 및 공중 위협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깊은 후방을 타격할 능력이 필요한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타격에 이용하는 많은 비행장은 이번에 사용이 허용된 GMLRS의 공격 범위 밖에 있다”고 설명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의 선임연구원 프란츠 스테판 가디도 GMLRS를 이용한 러시아 본토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집결지와 지휘 본부, 보급소 일부를 타격할 수 있지만 이것이 러시아군의 하르키우 공세를 멈추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디 연구원은 “러시아군은 이미 우크라이나군의 지상 기반 정밀 포격 무기 도입에 적응했기 때문에 이번 정책 변화로부터 얻을 수 있는 결과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러시아도 서방 무기로 자국 영토를 공격할 경우 강력한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해온 만큼 이번 조치가 바이든 대통령이 확전을 막기 위해 그었던 ‘레드라인’을 넘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러나 CNN은 지금도 러시아가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크림반도 등에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이뤄져 온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러시아가 이번 조치를 계기로 확전 위험을 감수할 가능성은 낮다며 “레드라인은 점차 흐려지고 있다”고 짚었다.

스테파넨코 분석가는 “러시아 당국은 이미 크림반도와 도네츠크, 루한스크 등 점령지에 대한 공격을 ‘러시아 본토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실은 러시아가 중대한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더 고조시킬 수 있는 방법이 거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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