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안보리가 北에 책임 물어야…中·러 방해로 세계 덜 안전해져”
유엔 사무차장 “北, 2022년 이후 안보리 결의 위반 발사 100회 이상”

31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유엔 사무국과 한미일 등 이사국은 북한의 최근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

황준국 주유엔 한국대사는 이번 발사를 두고 북한이 주민 고통을 대가로 “값비싼 불꽃놀이”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보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 비확산 의제를 두고 공식 회의를 열어 지난 27일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문제를 논의했다.

유엔 정무·평화구축국(DPPA)의 칼레드 키아리 중동·아시아·태평양 사무차장은 이날 안보리 보고에서 북한이 2021년에 발표한 무기체계 개발 5개년 계획을 실행하고 있음을 상기했다.

이어 “이 계획에 따라 북한은 2022년 이후 안보리 결의를 위반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발사를 100회 이상 실시하는 등 미사일 발사 활동을 크게 늘렸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 평화 및 안보의 확보가 특히 어려워진 이 시기에 한반도의 긴장 고조를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복귀하지 못하고 있는 평양 주재 유엔 상주 조정관을 비롯한 국제기구의 완전한 복귀를 촉진할 것을 촉구했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대변인을 통해 낸 성명에서 “탄도미사일 기술을 사용한 북한의 어떠한 발사도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강력히 규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어 “북한은 안보리 결의에 따른 국제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와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대화를 조건 없이 신속히 재개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우드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27일 정찰위성 발사 및 29일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가능한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보리는 이런 발사를 규탄하고 북한의 결의 위반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할 책임이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안보리가 북한의 행동에 반대해서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지속해서 차단하고 있으며 이는 우리 모두를 덜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안보리 회의 발언하는 황준국 주유엔대사[유엔 웹TV 화면 ]

황준국 주유엔 대사는 이날 발언에서 “북한의 이번 발사는 가장 값비싼 불꽃놀이에 해당한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북한은 주민들이 좀 더 잘 먹을 수 있는 데 쓰일 수 있는 부족한 자원을 탕진했다”면서 “주민들이 심각한 식량 부족으로 고통받는 대가로 지도부는 사치품을 즐기고 군사 무기를 과시하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황 대사는 북한의 위성 발사를 돕기 위해 러시아 기술자들이 최근 방북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러시아를 겨냥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최대 핵보유국이면서 최고 수준의 군사기술을 보유한 국가가 안보리 결의를 불법적이고 부당한 것으로 비난하는 국제사회의 ‘왕따'(pariah) 국가와 결탁하는 세상이 어떨지 상상해보라”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이해 당사국으로 참석한 북한의 김 성 주유엔 대사는 “안보리는 주권국가의 합법적이고 보편적인 권리에 속하는 위성 발사를 문제 삼는 시대착오적이고 부끄러운 관행을 여전히 반복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유엔 헌장의 정신과 목적에 위배되는 불법적인 제재 결의를 인정한 바 없다”라고 억지를 부리면서 “미국과 그 추종세력의 주장대로 군 정찰위성의 배치가 국제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된다면 미국이야말로 안보리 최상위 의제로 심의 대상이 돼야 할 것”이라고 조롱했다.

이날 회의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유엔 사무국이 상황을 보고하고 각 이사국이 입장을 밝히는 ‘브리핑 공식회의’ 차원에서 열렸으며, 별도의 결의나 의장성명 채택이 논의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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