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단거리 미사일 배치하면 핵억지력 추가 조치”
“F-16 우크라 이전은 나토의 핵분야 신호로 간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30일(현지시간)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모두 참여하는 평화회의를 마련할 수 있다고 밝혔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동등하게 참여하고 가능한 모든 평화 계획을 논의하는 국제 평화회의를 적시에 소집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해 중국이 추진하는 노력의 일환”이라며 “우리는 근본 원인을 우선 제거하고 모든 당사자의 정당한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해 이뤄지는 합의는 평등하고 불가분한 안보 원칙에 기반해 도출해야 한다며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의지를 반영하는 ‘현장의 현실’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 일부가 러시아에 통제받는 현 상황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평화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관련 협상에 열려 있지만 ‘휴전’이 아닌 ‘평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분쟁을 잠시 중단해 우크라이나에 군 재정비 시간을 주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지적했다.
또 러시아에 패배를 안기려는 ‘전쟁당’이 우크라이나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평화 대화에 나서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에 국민의 이익에 관심 있는 정치 세력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특별군사작전을 계속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방이 우크라이나에 무기 공급을 중단하면 우크라이나 위기 해결을 위한 정치적 합의가 더 빨리 시작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이 유럽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지상 기반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는 계획을 실행할 경우 러시아도 핵억지력 측면에서 추가 조처에 나설 수 있다는 러시아의 입장을 재차 밝혔다.
특히 미국이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탈퇴한 이후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발표한 중거리 미사일 배치 유예를 포기하는 조치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F-16 전투기 제공과 관련, “핵 분야에서 나토의 고의적인 신호 행동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7일 성명에서도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개조돼 공급되든지 우리는 그것을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자산으로 취급하고 이를 미국과 나토의 의도적 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현재 벨라루스와 진행 중인 비전략 핵무기 훈련이 상대에게 핵 확장의 재앙적 결과를 떠올리며 경각심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